美 '핵옵션' 달러결제망 퇴출 위기감...中증감회 2인자 대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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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6-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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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팡싱하이 증감회 부주석 "美 금융제재에 중국 취약"

  • 대비책은 '위안화 국제화'... 20년 노력에도 성과는 아직 '미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갈등 격화 속 중국 내 ‘달러결제망 퇴출’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미국의 금융제재 대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글로벌 달러결제 체제에서 중국을 퇴출시키는 '핵옵션'의 현실화로 입을 타격에 대비해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은 전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주최한 한 포럼에서 달러망에서의 중국 퇴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달러 거래금지 조치는 이미 다수 러시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심리적 대비뿐만 아니라 실질적 대비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러시아 기업을 겨냥해 금융제재를 실시한 바 있다.

중국 증감회 2인자이자 과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자문 출신인 팡 부주석이 직접 나서서 아직 언급되지도 않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하고, 대비를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달러결제망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높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기준 해외 주식에 2조 달러(약 24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선진국 주식으로 달러화 표시 자산이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조7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역시 전 세계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국제 무역·금융·투자 시 지급 수단으로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팡 부주석은 “중국은 국제 거래에서 주로 달러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현 상황에서 미국이 금융제재를 가한다면, 손쓸 도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에도 대비책은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다. 팡 부주석은 “해외 자산이 위안화로 구성된다면, 달러화 평가 절하로 인한 자산 축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중국 정부는 수년간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2009년 위안화 국제화를 선언한 후, 자국 내 모든 기업이 위안화를 무역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 2016년 10월엔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포함되며 주요 국제통화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달러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다. 국제금융통신망(SWIFT) 통계에 따르면 5월 국제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79%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미국 달러(40.88%)는 물론이고, 유로화 (32.9%) 일본 엔화(3.53%)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중국의 우려가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긴 했지만, 달러결제망 퇴출까진 가능성이 낮다는 해석이다. SCMP는 “미국이 러시아와 같은 수준의 금융제재를 중국에 적용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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