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스타항공 갈등 여전...인수 무산 분위기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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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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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거래 종결 시한인 29일을 앞두고 체불 임금 해소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미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들 사이에서 자칫 인수 작업이 무산되고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근로자 대표단이 "조종사노조 집행부의 투쟁과 주장은 이스타항공 전 직원의 의견과는 다르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말 1천600여명의 직원이 직할·영업운송·정비·객실·운항 부문에서 각각의 대표를 선임, 투표로 5명의 근로자 대표단을 선출했다.

근로자 대표단은 그동안 220여명이 속한 조종사노조의 의견까지 반영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등에 대해 사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지난달 7일에는 최종 노사협의안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의 인수 작업 마무리가 지연되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4월 22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가입한 이후 운항 재개와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투쟁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고의적인 임금 체불 책임자를 구속 처벌하라"며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 등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근로자 대표단은 입장문에서 "대다수 직원은 당장의 강경한 투쟁보다 정상적이고 빠른 인수 성사로 인한 안정적인 미래를 원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 악화인 만큼 책임 소재 파악이 우선이 아닌 추가적인 정부 지원과 조속한 인수를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회사의 영속과 고용 안정인 만큼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투쟁보다 대화에 나서자는 취지다.

근로자 대표단은 "이미 근로자들은 향후 임금 삭감 등 실제로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데 그런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회사가 사라지는 것을 원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며 "전체 근로자를 살릴 방안을 찾아 회사와 대화해달라"고 조종사노조 측에 요구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모든 저비용항공사(LCC)에 정부의 지원이 진심으로 필요하다"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의 조속한 협상 마무리를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 2월 급여의 40%만 받았고, 3월부터는 아예 임금을 받지 못했다. 3월 말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사상 초유의 '셧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이미 60여명이 희망퇴직했고, 정리해고 명단에도 62명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편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 측에 체불 임금 분담을 제안한 가운데 제주항공이 "체불 임금 문제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부담해야 하고 근로자와 제주항공에 떠넘기면 안 된다"며 이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의 요청에 따라 이스타홀딩스가 일부 책임을 지는 안을 보냈지만 제주항공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거래 종결 시한(29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업계에서는 양측 모두 사실상 계약 무산을 염두에 두고 '플랜B'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에 대비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방안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도 공식적으로는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인수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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