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완 리스크 대비하자] ① 기후변화로 닥칠 또다른 경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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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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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기후 변화로 금융업의 근본적 변화 직면

조명래 환경부장관.[사진=환경부 제공]



"기후변화는 기업들의 장기 전망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됐다. 아직 금융시장이 이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금융업의 근본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올해 초 신년 CEO 인사에서 남긴 말이다. 기후 변화가 향후 금융 시장까지 영향을 끼쳐 새로운 형태의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특히,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할 경우에는 경제가 어려워지고 기업도 추가로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환경이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경제 생태계마저 흔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탄소세를 처방한 것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IMF는 당시 블로그에 올린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재정정책'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전 세계 각국의 노력이 시급하다"면서 "지구온난화는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가하고 재앙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IMF는 "지구온난화는 명백한 위협"이라며 "우리가 더 오래 기다릴수록, 세계 경제의 타격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3℃ 오를 것이라는 게 IMF의 우려이다.

IMF는 전 세계 평균적으로, 현재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1t당 2달러씩 징수하는 탄소세를 오는 2030년에는 1t당 75달러까지 높여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럴 경우, 가정용 전기요금은 향후 10년간 평균 43%까지 인상될 수 있다. 휘발윳값도 평균 14% 높아질 수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특히, 환경 문제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을 두고 최근에는 '그린 스완'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원래 경제 용어로 나시심 탈레브 미국 뉴욕주립대학 교수가 2007년 블랙스완(검은 백조)라는 말을 꺼냈다. '불확실한 위험'을 의미한다. 그의 책 제목인 '블랙스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경제 분야에서 널리 사용한다.

이후 올해 들어 지난 1월 국제결제은행(BIS)이 '그린스완'이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그린스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발생하면 거대한 위기를 가져오는 위험요인인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파생된 용어로,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금융 위기를 지칭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4일(현지시간) 발간한 '그린스완2: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손실을 보는 현 상황은 기후변화 문제도 국제 공조를 통해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며 이처럼 평가했다.

BIS는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19와 기후변화는 생태계 변화와 관련이 있고 대규모 손실을 초래하며 사람의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고 공통점을 제시했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게 IMF의 조언이다.

사실 지난 11일 환경부가 공개한 '2019년 국민·전문가가 뽑은 최우선 환경정책은'이라는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손꼽은 환경정책으로는 미세먼지 다음으로 기후변화가 꼽혔다. 그만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끼칠 사회적 파장이 클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사실 이런 기후변화는 열대성 동식물이 우리나라에서도 서식하는 등 그동안에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왔다"며 "당장 식량이나 에너지 분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끼친다면 경제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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