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리더에게 묻다] <2> ①김병욱 “국가, 출산·육아·교육에 적극 개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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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6-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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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독박 육아를 하면 가정의 행복이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부부가 함께 출산과 육아부터 교육 문제까지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이 책임지기 어려운 문제다. 국가·공공 부문이 출산·육아·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43·포항 남·울릉)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8년 차 보좌관 출신으로 당선된 김 의원은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40대 가장이다. ‘행복’을 화두로 놓고 있는 김 의원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교육’이다. 그는 우리 사회의 중추인 40대가 겪는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는 만큼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막내가 작년에 생겼다. 막내의 대학 입학을 생각하면 앞으로 17~18년을 초·중·고 교육과정에 관심을 두고 살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도 전면적인 구조적 변화 필요성에 직면했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어떤 형식의 교육 시스템을 제공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해답을 내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로나19 확산, 교육 부문 전면적인 구조적 변화 필요”

김 의원이 우선적으로 꼽은 문제는 ‘영어 교육’이다. 사교육 등에 지출되는 비용이 너무 많은 데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소모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를 키우며 보니까 우리나라 초등학교 저학년은 세 부류가 있는 것 같더라”며 “영어유치원 출신 아이들, 영어학원을 좋은 곳을 다닌 아이들, 그리고 적당히 배운 아이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이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영어는 외국어인데, 우리가 굳이 남의 나라말을 국어처럼 공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급 영어는 고등 교육에서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 학교에선 말하기·듣기 위주의 교육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대입 수학능력시험 등 입시에서 영어를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입시에서 제외해야 사교육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즐겁게 우리 말을 쓰고 배우게 하듯이 영어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의원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과도한 사교육 등으로 가정이 황폐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도중 ‘행복’이란 단어를 수차례 꺼낸 그는 “가정이 행복하려면 엄마와 아이들이 편해야 한다”며 “과도한 사교육으로 비용 지출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학원 숙제를 하느라 지치고 부모도 숙제를 봐줘야 하기 때문에 애들과 도란도란 놀아주고 대화할 시간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형태의 학습 구조는 가정경제도 힘들게 하고 행복도 어렵게 한다. 저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가 몇 번이나 싸움하게 되더라. 행복하게 살려면 교육 문제를 바꾸지 않으면 힘들겠더라”고 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보좌진·청년 배려해 전문적 정치 인력 양성해야”

김병욱 의원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거캠프 대구지부에서 선거운동을 도우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의원실에서 인턴비서 생활을 하며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18년 국회 생활을 했지만 만으로 43세, 통합당 의원 가운데 둘째, 남성에 한정한다면 가장 젊은 나이다. 그는 “제가 어떤 의정활동을 펴느냐에 따라서 보좌진이나 사무처 당직자들이 다음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등용될 수 있을지 결정될 것 같다”며 책임감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보좌진 출신들에게 가산점은 부여됐지만 실질적으로 공천을 받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며 “당이 보좌진이나 사무처 당직자들을 특별히 분류해서 이 사람들을 배려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보좌진 출신 의원들은 입법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선보인다. 민주당은 보좌진 공천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반면, 통합당은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신민주공화당이 합쳐진 3당 합당을 언급, “우리 당이 권위주의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정당인데 운영 과정에선 점점 권위주의적 정당의 형태를 많이 띠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YS의 민주계에선 국회의원이든 아니든 정치하는 사람들끼리 동료 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민정계에선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분리가 됐던 것 같다”며 “정치 자원을 충원할 때 장·차관, 판·검사를 비롯한 외부의 엘리트 등 명망가를 많이 영입했는데, 전문성은 있지만 당에 대한 애정 등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상대 당과의 경쟁에는 소극적인 경향이 많았다. 정치 자원을 충원하는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자원들을 어떻게 정치권에 등용할 것이냐는 고민을 할 때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이나 국회에서 10여년을 일한 보좌진의 경우 대부분이 30~40대다. 우리 당이 청년 자원 풀의 일부로 보좌진이나 사무처 당직자를 배려하면 경쟁력을 갖춘 인력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현행 만 45세로 규정된 청년의 나이를 하향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 나이가 만으로 43세다. 우리 나이로 40대 중반인데 아직도 청년이라고 불리는 게 듣는 사람이나 부르는 사람이나 민망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물리적 기준점을 올려두니 20대나 30대가 오히려 어려 보이고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청년의 나이를 30대 정도로 하향해 우리 당에서 포부를 펼치고 싶은 정치 꿈나무들을 기르고 훈련시켜서 국민들에게 내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년·보좌진·초선 의원의 부족은 통합당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작다 보니 당의 ‘다원성’이 사라진 차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초선 의원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과정을 “비정상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9대나 20대 국회 같은 경우 우리 당이 무덤 속의 고요 상태였다. 이렇게 위축되고 몰락한 게 내부의 활발한 토론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의견 그룹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다행스럽게 여러 단위에서 의견을 내놓고 당이 잘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라 살아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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