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민주주의’ 화두로 꺼낸 文 “생활 속에서 되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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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06-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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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영동 대공분실서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 엄수

  • 2017년 이후 두 번째 참석…현직 대통령으로선 세 번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제33주년 6·10 민주항쟁을 맞아 ‘일상의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화두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발전해가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찾은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기념식에는 잘못된 공권력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민갑룡 청장이 현직 경찰청장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지난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인 고(故) 박종철 열사가 이른바 ‘물고문’으로 숨진 곳이다.

먼저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6·10 민주항쟁의 역사를 되짚으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조명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은 앞장섰고, 회사원들은 손수건을 흔들고, 택시기사들은 경적을 울렸다. 어머니들은 전투경찰의 가슴에 꽃을 달아줬다”면서 “온 국민이 함께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를 광장에 심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항쟁의 의미와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크게 더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성숙했다”면서도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잘 정비돼 우리 손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단체장을 뽑고 국민으로서의 권한을 많은 곳에서 행사하지만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며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가는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언제나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며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모두와 함께 천천히 그러나 결코 방향을 잃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국민들의 자세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민주주의를 보여줬다”면서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코로나의 힘겨운 상황 속에서 국민들 모두 서로를 배려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4·19 혁명 60주년과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의 맥을 이어 대통령 직선제를 국민의 힘으로 쟁취한 역사의 의미를 담아 ‘꽃이 피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그동안 정부 훈포장에서 소외됐던 배은심 여사와 고(故) 이소선, 조영래, 지학순, 박정기씨 등에게 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국민훈장 모란장이 친수됐다.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으로 오랜 기간 동안 활동했다.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 여사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결성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수여했다.

정부가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에게 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녀들을 대신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보낸 어머니들에게 직접 수여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은 6·10 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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