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 편’ 北 국제부 대변인 첫 담화…“美 폼페이오 발언은 개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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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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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당 국제부 대변인 명의 대미 비난 담화 발표…김정은 집권 후 처음

북한이 ‘혈맹관계’로 묶인 중국의 편을 들며 미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국제부 대변인 담화를 공개하며 중국의 군사적 역량 확충을 ‘위협’으로 규정한 미국을 비난, 노골적으로 중국을 지지했다.

당 국제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달 3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폭스뉴스 인터뷰를 언급하며 “폼페오(폼페이오)가 홍콩과 대만문제, 인권문제, 무역분쟁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이러저러한 잡소리를 늘어놓은 것이 처음이 아니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회주의를 령(영)도하는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악랄하게 걸고 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국가주석의 군사적 역량 확충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서구 주도의 ‘다음 세기’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변인은 “폼페오가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를 서방식 이상과 민주주의, 가치관을 파괴하는 독재로 매도하면서 중국공산당의 통치가 없는 미국과 서방의 세계를 만들겠다고 지껄인 것은 순차가 다르지만,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우리의 사회주의도 감히 어째보겠다는 개나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른 나라에 대한 정탐과 모략행위로 쩌들대로 쩌든 폼페오가 과연 해 뜨는 동방과 해지는 서방도 모를 정도로 무지하단 말인가”이라고 비꼬았다.

대변인은 “폼페오가 오늘의 공산당이 10년 전과 다르다고 한 것을 보면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가 날로 장성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면서 망조가 든 미국의 처지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미국을 저평가했다.

그러면서 “극단한 인종주의에 격노한 시위자들이 백악관에까지 밀려드는 것이 찌그러진 오늘 미국의 실상”이라며 최근 미국에서 논란이 된 흑인 사망 폭동 사건을 언급했다.
 

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중국을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까지 부르며 비난했다.[사진=AP·연합뉴스]


대변인은 “시위자들에게 좌익의 모자를 씌우고 개까지 풀어놓아 진압하겠다고 하는 것이 미국식 자유와 민주주의”라며 “폼페오는 미국의 역대 통치 배들과 마찬가지로 승승장구하는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어째보려는 허황한 개꿈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북한 노동당 국제부는 사회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당 대(對) 당 외교를 담당하는 곳이다. 대중국 외교의 핵심 부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대변인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최근 북한은 중국 정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북·중 협력 강화 의지를 연일 표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의응답 형식으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에 대한 찬성 의견을 전하며 미국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외무성 대변인은 홍콩 보안법 관련 중앙통신의 기자 질문에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제3차 회의에서 중국의 헌법과 홍콩 기본법에 근거에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법률제도 및 집행체계를 수립하고 완비할 데 관한 결정을 채택한 것은 합법적인 조치”라고 답했다.

아울러 “홍콩 문제는 철저히 중국 내정에 속하는 문제”라며 “그 어떤 나라나 세력도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홍콩의 안정과 사회경제발전에 저해를 주는 외부의 간섭행위를 간결히 반대 배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보안법 제정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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