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여파로 베트남의 실물 경제마저 거대한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컨테이너당 최대 4000달러(약 594만원)에 달하는 고강도 할증료를 기습 도입한 데 이어, 항공업계마저 우회 항로 선택에 따른 비용 폭증과 수요 급감이라는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수익성 악화가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신문 등 베트남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이달 5일 기준 주요 해운사들은 중동 항로 운송을 잇달아 중단하거나 조정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Maersk)는 UAE, 오만, 이라크, 쿠웨이트, 요르단,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는 냉장 화물 운송과 일반 화물 및 위험물 운송을 일시 중단했다. 선적 전 예약 화물은 취소되고, 운송 중인 선박은 항로를 변경했다.
또한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긴급 할증료를 도입했다. 컨테이너 당 머스크는 1800~3800달러, 하팍로이드는 1500~3500달러의 ‘전쟁 위험 할증료(WRS)’, CMA CGM은 2000~4000달러의 ‘긴급 분쟁 할증료’를 부과했다. 대만 완하이라인도 일반 화물 2000~3000달러, 냉장·특수 화물 4000달러의 추가 요금을 적용했다.
유럽연합(EU)으로 신선 과일을 수출한다고 밝힌 한 베트남 기업 대표는 “새로운 할증료가 적용되면 중동으로 가는 해상 운송비가 세 배로 증가한다. 고객 및 선사와 합의하지 못하면 우리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 하 남 베트남 식품협회 회장은 “기업들의 부담이 특히 크다”며 베트남 농산물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프리카행 쌀과 유럽행 커피 수출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베트남 민간항공청은 “중동 분쟁이 항공 운송, 무역, 관광, 글로벌 공급망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바이, 도하, 아부다비를 경유하는 노선 수요가 감소했고 베트남발 중동 고급 여행 상품은 전면 취소됐다.
현재 베트남에서 운항 중인 중동 항공사는 카타르 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에티하드 항공으로, 하루 평균 12편을 운항해 왔다. 1월 한 달간 이들 항공사는 베트남 노선에서 승객 총 14만1000명과 화물 1만1000톤을 수송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부터 다수 항공편이 취소되며 수만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았다.
베트남 항공사들은 유럽 노선에서 이란, 이라크 인접 영공을 피해 북부 또는 남부 항로로 우회 운항하고 있다. 이로 인해 편당 비행 시간이 10~15분 늘고 약 20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민간항공청은 “분쟁이 격화될 경우, 베트남 항공은 분쟁 지역 인접 대륙간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에 대해 약 10~15%의 전쟁 위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동 항공사 운항 중단은 항공사뿐만 아니라 기타 항공 서비스 기업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례로 베트남 항공교통관리공사(VATM)는 매월 100만달러 손실, 베트남 공항공사(ACV)는 매월 약 109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민간항공청은 위기 대응을 위해 공항 주기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유 할증료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민간항공청은 분쟁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항공사 운항 재개 지원과 손실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상과 항공을 동시에 덮친 이번 위기가 베트남 수출과 산업 전반의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