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스, think③] “버스 한 대 안 지나가요”…‘뚜벅이’ 창업가 거리

팁스타운 S1~5과 마루180, 강남스타트업센터가 밀집해 있는 강남 역삼로는 지난해 말 ‘창업가 거리’로 지정됐다. 올해 S6와 마루 360이 오픈하면 스타트업 보육 공간은 더 늘어난다. 역삼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보육공간을 확충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스타트업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을 보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창업가 거리에 입주한 스타트업 직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역삼역에서 팁스타운까지 이동하는 데는 10분 이상 걸린다. 길도 대부분 경사진 상태라 도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역삼역과 창업가 거리를 오가는 버스가 없어서 대부분의 직원이 ‘뚜벅이’ 출퇴근을 반복한다. 팁스타운은 주차 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자동차 이용도 생각하기 어렵다. 강남 지역에 위치한 사무실은 뛰어난 접근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지만, 실제 스타트업 직원들은 남모를 고충을 겪고 있던 셈이다. 
 

[지난해 말 지정된 창업가 거리. 실리콘밸리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지정됐지만, 정작 역삼에서 창업자 거리를 오가는 마을버스 한 대가 없어 직원들은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다.(사진=신보훈 기자)]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창업자 거리를 지정한다고 해서 현판도 세우고 행사도 열었지만, 정작 스타트업 직원들을 위해 이뤄진 건 하나도 없다. 창업가 거리는 마을버스 한 대도 정차하지 않아서 매일 경사진 길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보여주기식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행정이 펼쳐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역세권이 아니라 걷는데 오래 걸리고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구청의 입장이다. 창업가 거리는 왕복 4차선의 좁은 도로이고, 출퇴근마다 차가 몰리는 상습 정체 구간이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역삼역에서부터 창업가 거리까지 출퇴근 편의가 떨어진다는 부분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버스 노선 확충 관련 문제는 서울시에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 있고, 마을버스도 (창업가 거리 왕복 4차선이) 좁아서 출퇴근 교통체증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