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에 달린 3300조 AI 데이터센터 투자 향방..삼성·SK도 영향권

  • 10곳 주지사 선거·41건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 데이터센터 1/4 집중된 텍사스 주지사 선거 '촉각'

  • 연방보다 주정부 규제가 2.5조달러 AI 인프라 투자 변수

  • HBM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업계도 예의주시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타호-리노 산업단지에 있는 구글 스토리카운티 캠퍼스 데이터센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타호-리노 산업단지에 있는 구글 스토리카운티 캠퍼스 데이터센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월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월가가 주목하는 것은 연방의회 선거뿐 아니라 주지사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주민투표다.

텍사스·오하이오·조지아·네바다 등에서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와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결과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면서 선거 결과가 관련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려온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규제 최전선에 선 주지사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들은 2일 고객 보고서에서 주지사들이 "AI와 데이터센터 규제의 최전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지역은 텍사스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2일 텍사스주 선거가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만을 주제로 고객 대상 회의를 열기도 했다.

2030년까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4분의 1이 텍사스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을 비롯해 사모자산운용사 블루아울, 토지 소유 기업 크루소 등이 텍사스 AI 인프라 구축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공약한 민주당 후보가 예상 밖으로 승리할 경우, 이미 발표된 13.3기가와트(GW) 규모의 프로젝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공화당이 집권하고 있는 조지아와 네바다의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AI 인프라 투자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조지아의 민주당 후보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의 주 전체 일시 중단을 공약했고, 네바다의 민주당 후보는 연방정부 소유지 내 데이터센터 개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책연구소 비컨 폴리시 어드바이저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치러지는 10곳의 주지사 선거 결과가 총 67.4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과 이에 해당하는 2조5000억 달러(3365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도 41건...28건은 제한·금지 담겨


주민투표도 변수다. 미국 선거정보기관 발럿피디아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일리노이, 오하이오, 캔자스, 메인, 네바다, 뉴저지, 노스다코타, 위스콘신 등 10개 주의 3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지역 주민투표 안건 41건이 투표에 부쳐진다. 이 가운데 28건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내용이고, 나머지 13건은 건설을 허용하거나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규제와 달리 연방정부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직접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I 확산을 제한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만큼, 데이터센터를 직접 제한하는 연방 차원의 규제가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AI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일부 기업들은 규제 전망이 명확해질 때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고수익채권 발행 등을 보류하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 고위 투자은행 관계자는 WSJ에 미국 유권자들이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연말 전에 회사채 발행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새로 도입되더라도 전체 투자 규모를 줄이기보다는 건설 사업이 규제가 덜한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BM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업계도 예의주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과 대만이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와 핵심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어 미국의 AI 투자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산업에 대한 감독이 강화돼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비용이 늘어나면 AI 기업들의 투자 부담과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이는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선거 결과가 곧바로 AI 산업의 위축이나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왔다. 의회 구성과 관계없이 글로벌 AI 연산 수요와 관련 인프라 투자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애버딘인베스트먼츠의 프룩사 이암통통 아시아태평양 주식 책임자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이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한 장기 AI 투자의 핵심 공급업체인 만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타격이 일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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