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공정위 "미래에셋 일감 몰아주기, 박현주 회장 직접 지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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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5-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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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미래에셋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제재

  • 검찰 고발 없이 43억9000만원 과장금 부과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은 27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직접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일감 몰아주기가 검찰 고발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공정위는 이날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준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비상장기업인 미래에셋컨설팅은 특수관계인 지분이 91.86%에 달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48.63%를 보유하고 있고, 배우자·자녀 34.81%, 기타 친족 8.43%를 각각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이 사건 당시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을 운영 중이었다.

다음은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과 [사진=임애신 기자]

▲동일인(박현주 회장)을 고발하지 않은 이유는?
=동일인 고발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지침에 의하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4항에 따라 특수관계인으로서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해야 고발이 가능하다. 이 사건은 특수관계인의 위법성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박현주 회장이 사업 초기에는 영업 방향과 수익 상황 등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직접적인 지시는 없다고 봤다. 이런 같은 행태도 사업 초기에만 행해졌다.

▲내부 거래가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적용 예외 사유로 효율성 증대 또는 긴급·보안성 등이 있는 거래의 경우가 있는데 그것에 해당하는 사유가 없었다. 피심의인 쪽에서도 효율성 증대가 있었다거나 보안·긴급성이 있다는 말은 없어서 그렇게 판단했다.

▲430억원이 상당한 규모의 거래 기준은?
=법상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 규모라고 판단한 것은 제공 객체의 거래 규모를 본 것이다. 430억원은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 해당 기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봤다.

▲법인 고발의 여지는 없었나
=법인 고발은 공정거래법 제71조에 의하면 위반 정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해야 한다. 이 건은 위반의 정도가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일감을 몰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에셋그룹이 투자한 골프장이나 호텔을 이용토록 한 것이다. 뜬금없이 새로운 (거래 방식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계열사의 것을 이용토록 거래처만 변경한 것이다. 법 위반성 등 정도가 적다고 본 것이다. 내부거래 비율도 23.7%인데 (과거 제재한) 태광의 58.24%보다 훨씬 더 적은 것도 종합 고려했다.

▲과징금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상욱 공정위 지주회사과 사무관) 과징금은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거래 규모의 10분의 1로 하게 돼 있다.

▲이번 조치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 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한 최초 사례라고 했는데. 그전에는 왜 없었나?
=사익편취 조항 시행된지 얼마 안 됐다. 2014년 2월부터 시행했다.

▲발행 어음 인가 관련해서 금융당국이 공정위에 밟아야 하는 절차가 있는가?
=(이상욱 사무관) 따로 절차가 정해진 것은 없다. 금감원이나 금융위에서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는 하지만 공식 통보 절차는 없다.

▲형사고발을 하지 않은 것은 동일인이 지시한 증거가 없다는 것 때문인데 부당거래가 지시 없이 관행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한 건가?
=명백한 지시는 없으나 어느 정도 관여는 하고 있다고 본다. 경영전략회의에서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해 묵인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는 걸 찾지 못했다.

▲새로운 거래가 창출되면 법위반이 중대하다고 했는데 그렇게 판단한 기준은?
=새로운 거래는 통행세 식으로 이뤄진다. 일부러 사익을 편취하기 위해 거래를 만드는 형태다. 이번 건은 기존 거래했던 거래처를 바꾼 것이고, 노골적으로 거래 관계를 추가한 것은 아니라서 차이가 있다. 새로운 거래 추가는 의도와 목적이 뚜렷하다.

▲미래에셋 계열사와의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 등 법정 공방 불가피할 것 같은데 유죄 자신 있나?
=당연히 승소할 자신이 있다. 패소를 염두하고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동일인에게 돌아간 부당이득 산정이 가능한가?
=사익 편취는 동일인에게 부당 이익이 귀속되는 것을 보는 게 아니다. 통상적으로 지원 객체에 이익이 귀속됐다면 동일인이나 특수관계인들에 대해 이익이 귀속된다고 본다.

▲박현주 회장이 아니라 미래에셋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근거가 있는지?
=주로 미래에셋캐피탈이 역할을 많이 했다. 경영관리실은 없지만 사실상 미래에셋캐피탈이 그룹 주도의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을 한다. 포렌식 증거물 등을 봤을 때 미래에셋캐피탈이 의사 결정해서 배분했다는 것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이번 결과로 인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 어음 사업에 차질이 없다고 봐도 되나?
=금융위 쪽에서 판단할 문제다.

▲앞으로 남은 내부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 남아있는 사건들이 적용 법제가 같은 것들은 아니다. 만약 제23조 제1항 제4호가 적용된다면 당연히 이번에 했던 것들의 판단기준들이 어느 정도 밑바탕으로 충분히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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