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실패'… 여인태 남해청 부장 등 피고인 측 “개별적인 혐의를 특정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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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5-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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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충분한 초동 조치를 하지 않아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11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업무상과실치사 등 사건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청장 측 변호인들은 '피고인별 혐의가 특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은 대부분 업무상 과실치사·치상과 관련이 있다”며 “(재판에서)구조계획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퇴선명령과 유도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피고인들은 검찰 측에 ‘각각의 피고인 지켰어야 하는 주의의무를 검찰에서 제출해 달라’고 주장했다.

여인태 전 해경 경비과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 부장)측 변호인은 “구체적 임무를 특정해서 기소이유를 밝혀줘야 한다”며 “피고인 별로 기소한 취지를 따로 밝혀달라”고 말했다.

최상환 전 해경 차장 변호인도 “당시 상황으로 차장으로서 해야 했던 의무가 뭔지 확인해 달라”며 “당시 상황에서 정보적인 한계가 있었는데 어떤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특정이 돼야 변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근조 전 해경 상황담당관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이 전혀 특정이 안 됐다는 취지”라며 “특히 임근조 피고인이 중앙에서 일을 통괄하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이 부분도 확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이 맡았던 임무에 대해 표시를 이미 한 상황이지만, 피고인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있을 공판기일에서 설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은 증거 채택 여부에 대한 절차도 진행됐다. 피고인들은 각자 수사보고서와 증인에 대한 부동의 여부를 밝혔다.

또한 “이 사건은 언론 등에 있어서 많이 알려졌고, 여러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이 확실한 사건”이라며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진이나 영상 등의 증거가 꼭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며 증거에 부동의하기도 했다.

김석균 전 청장 등 10명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이 배에서 벗어나도록 지휘하는 등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청장 등이 이미 처벌된 김경일 전 123정장과 함께 세월호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 유도 및 선체 진입 지휘 등으로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이 전 함장 등 2명은 사고 당시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문건을 거짓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받는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입증계획을 짜는 절차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11명의 피고인 중 임근조 전 담당관만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다음 재판은 7월 6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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