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마스크 벗은 트럼프, 눈 감고 귀 닫고 경제 재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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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0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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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재개로 "확진 2.5만→20만·사망 6만→13만명" 경고

  • 38일만 외부행사서 마스크 벗은 트럼프 "나라 되찾아야"

  • '경제 재개 드라이브 제동' 백악관 TF는 25일 전후 해체

경제 재개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음달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에 달하고 사망자 예상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란 경고가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망자가 늘더라도 경제 재개를 강행해야 한다"면서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을 해체하겠다는 폭탄 선언까지 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시의 마스크 생산업체 '하니웰'에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투명 고글만 써 논란이 됐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경제 재개 강 드라이브..."눈 감고 귀 닫은 채 마스크 벗어"

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곧 재개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이제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고, 우리는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를 방문해 미국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N95 마스크를 생산하는 기업인 '하니웰' 공장을 시찰했다. 그가 외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3월 28일 해군 병원선 'USNS 컴포트호'의 뉴욕시 출항을 배웅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노퍽을 방문한지 38일 만이다.

연일 '미국의 재개'를 촉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연방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종료와 함께 11월 대선을 위한 지역 방문 유세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애리조나주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는 지역 중 하나로 올해 대선의 경합주로 꼽힌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마스크 제조업체인 하니웰을 방문하면서도 눈을 가리는 투명 고글을 착용했을 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치적 목적'의 방문을 위해 애니조나 주 당국자와 하니웰 노동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로이터는 "미국인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여행을 피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이기고 싶은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떠나는 드문 여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마이클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면서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TF의 해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백악관이 오는 25일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전후로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각 연방 기관으로 단계적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5월 말~6월 초 사이 TF의 기능을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 일임하고, 업무는 기존 코로나19 대응 조율에서 치료법·백신 개발·검사 역량 강화 등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앞으로 5년간 미국을 폐쇄할 수는 없다"면서 "안전과 정상화 모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기에 다른 형태의 팀을 가질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재확인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간 TF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재개 방안에 신중론을 견지하며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정상화 드라이브'를 위해 TF를 해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경제 재개로 6월 1일 하루 20만명 감염·3000명 사망"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재개 드라이브와 TF 해산 방침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재심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4일 NYT가 공개한 미국 보건부와 FEMA의 내부 합동보고서는 "미국의 하루 신규 감염자가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하는 5월 급증하며 6월 1일에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날 코로나19 사망자도 3000명대로 늘 것으로 봤다.

프레젠테이션(발표)용으로 작성한 해당 보고서의 각 페이지 아래에는 붉은 글씨로 '대외비'(FOUO)라고 명시했다. 해당 보도 후 미국 백악관은 즉각 백악관이나 TF에 제출된 공식 보고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미국 보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합동보고서 일부. 일일 감염자 수 예측 그래프에서 6월 1일 20만명을 넘어선다.[자료=뉴욕타임스(NYT)]


아울러, 백악관 TF가 참고하는 연구기관 중 하나로 알려진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는 같은 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예측치를 지난달 중순 6만415명에서 100% 이상 많은 13만4475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대부분 주에서 주민 이동이 증가한 동시에 오는 11일까지 31개 주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라며 "사람간 접촉이 늘어나며 코로나19 감염이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통계서비스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5일 새벽까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만4798명 늘어난 123만7761명, 사망자는 2350명 증가한 7만2275명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가 전망한 미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예측치.[자료= 미국 워싱턴주립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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