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비용절감으로 코로나 이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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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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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국민, 사은품·명함 등 공동구매 실시

  • 하나, 부행장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 없애

  • 신한·우리, 단순업무 처리 로봇이 대신해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상황에 대비한 조직 효율성 제고 작업에 나섰다. 수익성 방어를 최우선에 둔 비용 절감은 물론 수평적 조직 문화 도입, 공간 활용도 개선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채용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영업점에서 필요한 사은품 및 명함 등에 대한 공동구매를 실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를 통해 구매 비용을 일정 수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디지털창구 도입을 통한 종이 장표 감축, 중식시간 중 소등 활동 등 전행 차원의 비용 절감(Cost diet) 계획도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외부 일정이 적은 부행장들의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를 없앴다. 대신 필요할 경우, 신청을 통한 이용이 가능토록 했다. 야간회의 자제를 통한 회의비 절감 노력도 병행 중이다. 신한·우리은행 등은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시도 중이다. 단순 업무 처리를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불필요한 인건비를 줄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시중은행들은 공통적으로 영업점 축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작년 12월 말 3525개에서 3월 말 3453개로 72개가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은 비용절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영업점 축소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인 비용절감에 나서는 건 “(코로나19에 따른) 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라는 심리가 반영된 행보다. 앞서 지난 3월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75%까지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낮아지면, 각 은행별 순이익은 2000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늘어나며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 등으로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가 제한되면서 비이자이익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조직 효율성 제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은행별로 신속한 의사결정·디지털 전환 등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프로젝트별 소규모 조직인 ‘에이스(ACE)’를 운영해 유연한 소통 및 빠른 실행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본부부서의 경우,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팀장과 팀원의 책상을 동일한 라인에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개인부문 산하 디지털전략부 내에 'DT(디지털전환) 추진단'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비해 신규 채용에도 재시동을 걸었다. NH농협은행은 필기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3~15일 면접전형을 진행한다.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최근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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