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 박정윤 코디 사장 “해외 온라인 색조 브랜드 공략, 단숨에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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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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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너지그룹 계열사 협업체제로 OBM 시장 돌파

  • 매출 30% 성장 목표로 적극 인재 채용 나선다

요즘 일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소문으로 뜬 온라인 뷰티 브랜드들이 있다. 2016년 론칭한 신생 브랜드 후지코(Fujiko)가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는 화장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10대·직장인을 타깃으로 노세범 워터팩트·노세범 파우더·쉐이킹 섀도 등을 내놓았고,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쉐이킹 섀도는 지난해 2월 말부터 7월 말까지 7개월 만에 51만개를 판매했고, 노세범 워터팩트는 지난해 9월 기준 누계 판매수 21만개를 돌파했다.

스파우트 파우치에 들어 있는 고퀄리티 메이크업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관심을 끌고 있는 코스메틱 브랜드 스티멍(stimmung)도 최근 일본에서 인기 뷰티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스티멍은 지난해 10월 24일 도쿄 라포레 백화점의 팝업스토어로 일본 정식 입점한 데 이어  지난 2월 시부야 로프트에서 열린 ‘한국 코스메40’이란 행사에서 한국 코스메틱 브랜드 40개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핫한 두 브랜드의 히트 제품 제조사는 다름 아닌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연구개발생산) 기업 코디다. 코디는 색조 OEM사 마린코스메틱을 투자자문업계 1위 회사 시너지투자자문 등을 보유한 시너지그룹이 2018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색조 화장품 전문 ODM사로 거듭나고 있는 회사다. 
 

박정윤 코디 사장. [사진=코디 제공]
 

7일 경기도 용인시 코디 본사 사옥에서 만난 박정윤 코디 사장(사진)은 직접 후지코의 노세범 워터팩트를 내보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코디는 2002년부터 대기업에 납품해온 전통 있는 색조회사”라면서 “조색과 파우더 부문에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디는 화성, 김천 두 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김천 공장은 색조화장품 중점 생산기지로 립스틱, 에어쿠션, 섀도, 펜슬류 등을 생산하고, ‘물 없는’ 제조 시설을 갖춘 화성 공장에서는 파우더 제품을 특화된 기술로 생산한다. 박 사장은 “화성 공장은 물을 아예 쓰지 않는 공장”이라면서 “우리의 강점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파우더이며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색조 전문 ODM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색조 브랜드를 주력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한 결과 코디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2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셈이다. 3년 전 -7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8년 -43억원, 지난해 37억원으로 올라서며 6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연결 기준 매출 신장률은 무려 143.3%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성장의 중심에는 박 사장이 자리했다. 박 사장은 미국 서부 명문 패션스쿨인 FIDM 졸업하고 베네통코리아, FGN-지방시 대표, 모다리슨-발란타인 대표 등 유명 글로벌 패션 유통사업을 전개해 온 패션업계의 오랜 종사자다. 2018년 2월부터 주식시장 거래 정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적자 등 침체한 코디는 박 사장을 만나 ‘패셔너블 뷰티’라는 새 옷을 갈아 입고 재탄생했다. 

지난 2년 간 박 사장은 영업팀장으로 현장 곳곳을 발로 뛰었고, 코디 화장품 부문을 총괄하며 조직을 꾸렸다. 그는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패션 유통 MD로서 수십년 동안 소비자의 접점을 가지고 기민하게 트렌드를 살펴 온 저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고객사를 지원했더니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말했다. 유행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에서 새 슬로건도 ‘패셔너블 뷰티’로 정했다.

패셔너블 뷰티를 강조한 리더십은 코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직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와 스며들었다. 코디 직원의 대부분은 1990년대 생이다. 이들이 지난해 자체 개발한 화장품은 신제품 종류만 240개다. 

박 사장은 “원래 가지고 있던 기술에 젊은 연구원들의 감각이 더해진 창의적인 제품은 코디의 성장동력”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태어날 때부터 장난감처럼 SNS를 사용하며 가지고 놀았던 세대는 연구·조사를 해서는 따라갈 수 없다”면서 “젊은 연구원들은 그냥 자신들이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 성장한 361억원으로 잡았다. 코로나19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1분기에 선방한 만큼 무난하게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브랜드를 주력으로 해 코로나19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또한 올해 시너지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업해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체제를 구축하고, 뷰티 인플루언서와 온라인 브랜드 수주를 더욱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브랜드 수주도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시너지파트너스는 ‘코스메틱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다각도로 진행해왔다. 화장품 유통 전문업체 에스유알코리아 및 화장품 용기업체 신환코스텍 지분을 취득, 화장품 용기 제조사 뉴벨과 합병한 만큼 브랜드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고객사에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다. 박 사장은 “우리 회사 장점은 계열사와 공동 개발을 하면서 고객에게 원스톱으로 편의를 제공하고, 이익도 공동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채용에도 박차를 가한다. 박 사장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브랜드 지방시를 유통할 당시 베르나르 아노 회장을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코디의 기업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박 사장은 “아노 회장을 지나가다가 마주쳤고, 그의 제의로 그 자리에 서서 커피를 마시며 회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면서 “저에겐 죽기 전까지 잊지 못할 기억이다. 코디의 직원들도 새 광교 사옥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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