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코로나19로 더 끈끈해진 중국과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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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4-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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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1만장, 직원 숙소, 도시락까지···" 中정부 전폭적 지원

  • "中 외자기업 평등대우" 사례로 테슬라 '띄우기'

  • "보조금 2년 연장" 등 전기차 수혜정책도 쏟아져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공장들이 잇달아 생산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등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 테슬라 공장 생산라인은 지금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올초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테슬라 공장이 휴업을 한 건 단 열흘뿐이었다. 현재 상하이 공장 가동률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90%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 정부와 테슬라의 '끈끈한 관계' 덕분이었다. 

◆ "마스크 1만장, 직원 숙소, 도시락까지···" 中정부의 전폭적 지원

"상하이 테슬라 공장의 생산 가동은 이미 90% 이상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지난달 29일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의 조업 재개 현황을 집중 보도했다. 올초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대륙엔 전례 없는 봉쇄령이 떨어졌다. 상하이 소재 테슬라 공장도 지난 1월 30일 문을 닫았다. 하지만 열흘 만인 2월 9일 조업을 재개했다. 중국 내 자동차 공장 중에서 가장 먼저 재가동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상하이 공장 생산라인에서 중국산 '모델3'가 조립되는 장면이 관영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물심 양면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중국 상하이 당위원회 기관지 해방일보에 소개된 내용을 보자. 상하이시 정부는 테슬라 조업 재개에 필요한 마스크 1만장, 소독제, 적외선 체온측정기 이외에 여러가지 자재를 제공했다. 코로나19 봉쇄령 속 테슬라 공장의 물류 배송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차량 운송도 적극 지원했다.

테슬라가 조업 재개 후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아예 현지 정부에선 방역 전문 관리 연락원까지 파견했다. 쑨샤오허 상하이 자유무역구 린강신구 관리위원회 주임은 공장 조업 재개 후 테슬라 공장 단지에 별도의 '사무실'을 하나 마련했다. 그는 직장에서 약 20㎞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을 하루에 최소 한번, 많게는 세번씩 왔다 갔다 했다. 테슬라가 조업 재개에서 직면하는 각종 난제를 해결하고 공장 방역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기 위해서다.

쑨 주임은 인터뷰에서 “하루는 저녁 9시쯤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며 “직원 4명이 타지에서 상하이에 도착했는데,  코로나19 감염을 꺼려한 현지 주민들의 저지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쑨 주임은 즉각 상하이 지역구 당서기와 연락을 취해 이들을 임시 격리시설로 보내고, 격리가 끝나면 공장으로 바로 출근할 수 있게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인력 복귀에 차질이 없도록 상하이시 정부는 테슬라 공장 단지 인근 아파트 2개동도 아예 통째로 빌려 200여개 가구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인근 호텔 방도 미리 물색했다. 테슬라 직원이 임시로 묵을 전용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도시락 배달은 물론, 테슬라 공장의 신규 직원 채용을 위해 온라인 면접 채용 서비스까지 지원했다. 

테슬라의 현지 부품업체들도 정부의 지원 덕분에 이른 시일 내 조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테슬라에 자동차 핸들,에어백 등을 납품하는 쥔성자동차는 테슬라 공장과 마찬가지로 10일 조업을 재개, 열흘 만에 생산가동률 60%까지 높였다.  

타오린 테슬라 대외홍보 담당 부총재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 공장이 순조롭게 재가동할 수 있었던 데는 각급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공장은 90% 정상 가동 상태로,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CCTV에서 상하이 테슬라 공장의 조업 재개 현황을 집중 보도했다. [사진=중국CCTV 캡처화면]


◆ "中 외자기업 평등대우" 사례로 테슬라 '띄우기'

이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향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구애 결과로 볼 수 있다. 머스크 CEO는 중국에서 자신의 전기차 사업의 꿈을 이루겠다는 포부로 일찍이 상하이에 미국 이외 첫 공장을 짓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수시로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 정부관료, 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머스크 CEO가 중국을 찾을 때마다 중국식 먹거리를 즐겨 먹는 모습은 현지인에 포착됐다. 2018년 7월엔 직원들과 상하이 대표 길거리 음식인 '젠빙(煎餅)'을 먹는가하면, 지난해 1월엔 여자친구와 베이징 전통 요리인 '솬러우(涮肉)'를, 이어 8월엔 베이징의 찐빵가게에서 중국식 찐빵 '바오쯔(包子)'를 먹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해 1월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그래서 더 자주 오고 싶다"고도 말했다. 

중국 정부도 화답했다. 자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글로벌 업체와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테슬라 상하이 공장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껄끄러운 가운데서도 테슬라의 공장 건설을 적극 지원했다. 테슬라는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내 100% 자회사를 설립했다. 상하이 공장은 착공에서부터 제품 생산까지 단 1년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상하이 현지 정부가 부지 확보나 규제 허가 승인, 전력망 공급 등 방면에서 신속히 지원한 덕분이었다. 중국 국영은행으로부터 약 16억 달러어치 대출도 지원받았다. 덕분에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지난 1월 초 중국산 모델3 인도식을 가지고 중국 내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중국 내 테슬라 모델3 가격은 중국 정부의 자동차 취득세 면제,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기존에 발표된 것보다 낮아진 29만90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 1월초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산 테슬라 모델S 인도식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초 모델3 인도식에서 "상하이 정부와 우리가 함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우칭 상하이 부시장도 "기가팩토리 사업은 테슬라와 상하이 정부의 협력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상하이의 비즈니스 환경이 나아졌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반 수 홍콩 소재 리서치회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테슬라가 중국 정부 지원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중국이 외국기업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테슬라와 중국 정부가 보여준 '끈끈한 관계'는 시장에서 테슬라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테슬라 주식 투자의견을 기존의 '매도'에서 '보유'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테슬라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여기엔 중국과의 끈끈한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조금 2년 연장" 등 전기차 수혜정책도 쏟아져 

테슬라 상하이 공장 내부 모습. [사진=신화통신]


실제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전망도 밝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테슬라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지켰다. 지난 2월 테슬라 모델3는 중국에서 3958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신에너지차 시장 판매량의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테슬라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공장 문을 닫는 반면 중국 내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란 계획도 전해진다. 중국산 부품 비중이 늘어나고, 중국 공급망에 기반한 생산 의존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초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3 공급망의 약 30%가 현지화됐으며, 7월까지 70%, 연말까지 100%로 그 비율을 늘릴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 기세를 몰아 스포츠 유틸리티(SUV) 차량인 모델Y의 중국산 생산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원래는 2021년을 목표로 했는데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테슬라 뉴스 아웃렛인 테슬라티는 최근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최근 전기차 수혜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테슬라에겐 호재다. 코로나19로 전기차 수요마저 위축되자 중국 정부가 원래 올해 안으로 폐지하기로 한 전기차 보조금과 차량 구매세 10% 감면정책을 모두 오는 2022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하면서다. 

또 각 지방정부에서도 자동차 소비를 살리기 위해 차량 구매 보조금 지원, 신에너지차 번호판 추가 발급 등을 내놓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중국시장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중국내 판매량.[그래픽=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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