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코로나19 나비효과에 지옥도 펼쳐진 한국 여행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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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20-03-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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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여행업계에 지옥도가 펼쳐졌다. 죄라도 지었다면 억울하진 않을 테지만, 돌발 악재가 주요원인이다 보니 울분을 토하는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특히 2017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와 지난해 일본의 경제 도발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말 그대로 아비규환 상태다.

앞서 2~3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일례로 지역 여행업계 모임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얼굴을 비추며 살 길을 함께 모색했다. 하지만 올해 있었던 한 모임에서는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 중 대다수가 아예 문을 닫고 다른 밥벌이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문을 닫은 국내외 여행사는 64곳에 이른다. 휴업에 들어가며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곳은 1500여개 업체에 달한다. 국내 전체(약 7600곳)의 5분의1이 넘어선 수치다.

업계 1위 하나투어의 2월 해외여행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가량 줄었으니, 다른 중견·중소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 같은 상황이 오는 6월까지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피해액이 3조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업체와 업체, 경영진과 직원, 직원과 직원, 업체와 소비자 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혈을 하며 서로 제 무덤을 파고 있다. 당장 현금이 급한 업체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나서면서, 주변 다른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른바 ‘땡처리 상품’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국내 A업체의 경우 희망휴직을 받고 있으나, 자리가 빌 경우 불이익을 당할까봐 또는 당장 생계가 급해서 신청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강제로 돌아가면서 쉬기로 했으나, 일부 직원이 노동청에 신고를 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가족이 없는 1인 가정’ 또는 ‘상대적으로 업무가 적은 부서’ 등을 거론하면서 서로 밖으로 떠밀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일부 회사는 희생한다며 먼저 손들고 무급휴직에 들어간 직원들에게 그래도 중요한 업무는 처리해야 한다며 재택근무를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업체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환불·위약금을 두고 싸움이 빚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7일까지 산하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해외여행 위약금 관련 민원은 총 1788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숫자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사고’인 만큼 취소에 위약금을 면제해줄 것을 요구한다. 여행업계는 한국인 입국금지, 강제격리 국가로의 여행 취소는 위약금 없는 환불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검역강화 단계에서는 여행이 가능한 만큼 해당 국가로의 여행 취소는 일반적 약관에 따라 위약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유례없는 사태가 만든 전에 없는 풍경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누굴 탓하거나 어느 한쪽만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너무 흔한 말이지만 ‘상생’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뜻이다.

앞으로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인 입국 제한국은 최근 호주, 일본 등이 합류하면서 100개국을 넘어섰다. 신천지 등으로 인해 확진자도 당분간 증가세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국에 각자의 이익만을 두고 다툰다면 공멸뿐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격언을 희망으로 한 발씩 물러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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