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화장품 사면 마스크 드려요"…못된 장사법 ‘인질 마케팅’ 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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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2-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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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청소기, 식품 등에 마스크 끼워팔기 등장

  • 국민적 불안감 이용해 이익 극대화하는 '공포·인질 마케팅' 극성

[아주경제 DB]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퇴근길에 마스크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 애꿎은 신용카드만 발급받아 왔다.

마스크가 며칠째 입고되지 않아 재고가 없다는 공지에 발길을 돌리려다 신용카드 회원으로 가입하면 KF94 마스크 10장을 사은품으로 준다는 말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있지만 마스크를 받기 위해 '우는 아이 뺨맞는 심정'으로 카드를 추가로 발급했다"면서 "절박한 심정을 영업에 이용하는 기업들의 행태가 괘씸하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끼워팔기' 꼼수 마케팅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염려를 볼모로 상품 판매를 극대화려는 기업들의 이기심이 도를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 지마켓, 롯데쇼핑 등 다수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마스크와 관련없는 물품을 판매하면서 마스크를 끼워파는 행태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티슈, 식품, 화장품, 공기청정기 등 마스크와 전혀 상관없는 물품을 판매하면서 마스크를 끼워파는 것이다.

실제 이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10만원대 공기청정기나 20만원대 청소기, 5만원대 화장품 등을 구매하면 KF94 마스크를 함께 준다는 판매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를 낮추기 위해 두유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먹어야 한다며 구매를 권유하거나 마스크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있었다.

마스크를 단품으로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대 직장인 안모씨는 "일반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고생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물건을 사면 마스크를 주겠다는 업체들의 마케팅 방식이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먹지도 않는 두유와 사용하지도 않는 브랜드의 화장품을 구매했다"고 토로했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도 "마스크를 사고 공기청정기를 사은품으로 받은 셈으로 치려고 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상황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끼워팔기는 법으로 엄연히 금지됐다. 공정거래법 23조에 따르면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에게 거래를 강요하는 행위나 거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등은 위법이다. 다만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간 불공정 거래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끼워팔기는 제재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재난 사태를 상업적으로만 보는 마케팅 방식이 오히려 국민적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종코로나 사태를 상술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행태는 실제로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는 못하고, 국민적 불안감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기업들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선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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