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어학원, 최전방 GOP의 긴박함과 코로나19 확산 저지 최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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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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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 9人의 이야기…"국민 위해 헌신하고 싶었다"

"과거 최전방 GOP에서 근무할 적에 느낀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이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최일선이구나라고 자각했다."

임하영 육군 소령(정부합동지원단 파견 국방어학원 중국어교관)

정부합동지원단 파견 국방어학원 소속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은 특별하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 임무에 차출이 아닌 전원 '자원'(自願)했기 때문이다.

"전역을 두 달여 남겨두었지만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었다"는 김온누리 해군 하사(국방어학원 정보통신지원담당)의 말 그대로다. 
 

앞줄 왼쪽부터 김동범 공무직, 이일우 공군 대위(진), 김수민 공군 하사, 뒤쪽 왼쪽부터 김온누리 해군 하사, 5급 박경표, 임하영 육군 소령, 김현수 해군 상사, 정준기 공무직. [사진=임하영 육군 소령 제공]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 9인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148명의 입소자들에게 아침·점심·저녁 도시락을 준비하고 운반하는 것부터 시작해 1일 1회 오후 3시에 택배 수발, 폐기물 정리를 하고 야간에는 2인 1조로 긴급상황에 대비해 철야로 상황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입소자들은 방문에 붙인 포스트잇을 통해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에 필요 물품을 알린다. 탄산음료부터 라면, 유아용 장난감, 과일 등 120여개 품목에 이른다. 일부 입소자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화장품, 속옷 등 개인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은 입소자 개별 호실 문 앞까지 택배 물품을 배달한다.

한 아이는 '힘내세요'라는 제목에 색연필로 전신방호복을 입은 정부합동지원단 직원을 그리고는 포스트잇을 붙여 '감사합니다. 지워질 수 있는 연필이 필요해요'라고 적어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을 미소 짓게 하기도 했다.

이일우 공군 대위(국방어학원 학습지원담당)는 "폐쇄된 공간에서 택배를 기다리는 입소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1일 3회 이상 수시로 확인해 물품을 운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임하영 육군 소령 제공]


입소자 중 중국 국적 임산부 2명이 있다. 정부합동지원단은 낯선 곳, 낯선 공간에서 받게 될 스트레스가 임산부나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을 고려해, 따뜻한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전자레인지를 우선 설치했다.

중국 국적 임산부 2명은 임하영 육군 소령(국방어학원 중국어교관)이 전담 지원 중이다.

지난 13일 늦은 밤,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다. 갑작스레 7개월 된 여아에게 고열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합동지원단 파견 행안부 및 복지부 직원들이 즉각 병원 섭외에 나섰다. 이천소방서 구급대장이 구급차를 호출하는 동안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 9명은 급하게 전신방호복으로 갈아입었다. 구급차 도착에 맞춰 여아가 생활했던 방에서부터 구급차까지의 동선에 대한 긴급 방역을 실시하기 위해서였다.

임하영 소령은 "아이의 모친이 중국 국적이었다. 행여나 통역 소요가 있을까봐 현장에 나와서 함께 대기했는데 다행히 한국어가 능숙하셨다"며 "긴급 방역을 하면서 과거 최전방 GOP에서 근무할 적에 느낀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이곳이 바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최일선이구나라고 자각하게 됐다"고 소회했다.

검사 결과 다행히 여아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던 여아는 일주일 간의 치료를 마치고 19일 오후 국방어학원으로 돌아왔다. 여아의 어머니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함께 이송됐다가 이날 딸과 함께 재입소했다. 

또 우한에서 온 손녀 2명(1세, 3세)을 돌보기 위해 자진 입소한 내국인 할머니는 중국인 며느리, 손녀들과 한방을 쓰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폐기물을 정리하는 것도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의 몫이다. 그러나 전담 인력 부족으로 누구의 업무냐를 떠나 정부합동지원단 파견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김정모 해군 중령(국방어학원 교학행정 처장)은 "실제로 통제단장과 구급대장 등도 폐기물 정리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위고하와 업무 연관성을 막론하고 다 함께 도와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어학원 [사진=연합뉴스]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 9명 중에는 공무직 2명(김동범, 정순기)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주 업무는 전기 및 난방시설 관리와 화재방재시스템 및 시설 내 CCTV 확인 등이다.

국방어학원 난방 설비는 중앙통제시스템에서 각 호실로 이뤄지는 구조다. 조작이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역할이다. 공무직 2명이 자원해 국방어학원에 남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합동지원단 관계자는 "입소자들의 건강과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난방만큼 중요한 게 또 없다"며 "공무직 두 분 모두 자청해 국방어학원에 남아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설운영반 현장지원팀 9인은 장갑, 마스크, 전신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입소자들과 물리적으로 격리된 1층의 1인실에서 생활 중이다.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집에도 가지 못하는 격리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불편함보다 현 상황을 이해해준 가족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했다.

김수민 공군 하사(인사행정담당)가 대표로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보람찬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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