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미로운 치아백서] 구강관리 기구는 넘쳐나는데, 왜 충치는 계속 생길까요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진료실에서 충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원장님, 아무래도 전동칫솔이 더 좋나요?", "구강세정제가 99%의 균을 박멸한다고 되어있던데, 양치 후에 구강세정제로 가글을 하면 충치가 덜 생길까요?"

충치, 그리고 치주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치아 표면에 남아 있는 치태(플라크)입니다. 치태는 세균이 모여 형성한 얇은 막으로, 물로 헹군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칫솔이나 치실처럼 물리적으로 제거해야만 충치와 잇몸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구강관리 기구들이 출시되고 있고 광고도 넘쳐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기구를 사용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양치질'입니다만, 각각의 기구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것 또한 내 치아를 지키는 첫 걸음입니다. 

먼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전동칫솔은 분당 수천에서 수만 회의 일정한 진동과 움직임을 유지하며 세척해주기 때문에 사람의 손기술을 보완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전동칫솔을 사용한다 해도 치아 하나하나를 충분한 시간 동안 천천히 닦지 않으면 일반 칫솔과 마찬가지로 치태는 그대로 남습니다. 전동칫솔은 '자동으로 닦아주는 기계'가 아니라 '올바른 칫솔질을 도와주는 도구' 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너무 센 진동이나 회전력으로 장기간 사용 시에는 치아를 닳고 깎이게 만드는 주범이 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며, 전동칫솔로 잘 닦아도 치아와 치아의 사이(치간)은 치실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다음은 워터픽(구강세정기)입니다. 워터픽은 고압의 맥동 수류(pulsating water)를 이용해 치아와 치아 사이의 음식물과 일부 세균을 제거합니다. 임플란트나 교정장치를 착용한 사람의 경우에 특히 매우 유용합니다. 워터픽은 사용 후에 입 안이 매우 상쾌하고 물을 쏘는 재미도 있으며 치실 사용보다 무척 간편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치아에 끈적하고 단단히 붙어 있는 치태 제거 능력은 사실 치실보다는 떨어집니다. 

치실은 치아와 치아 사이를 관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입니다. 칫솔모가 잘 닿지 않는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의 치태를 제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며, 특히 충치가 잘 생기는 치아와 치아 사이를 보호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치실을 사용하는 것은 손기술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며 귀찮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치실 사용은 필수적입니다. 처음 사용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잇몸에 염증이 있기 때문이니 며칠간 꾸준히 사용하면서 출혈이 점차 줄어드는지를 관찰하도록 합니다. 혹은 치실로 너무 잇몸을 세게 누르지는 않는지 살펴봅니다. 

반면 치간 칫솔은 모든 사람에게 사용이 권장되는 도구는 아닙니다. 치아 사이 공간이 충분히 있는 경우, 잇몸이 내려가 치간 공간이 넓어진 경우, 교정 장치 사이를 닦아야 하는 경우 등 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공간이 좁은 곳에 무리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잇몸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치과 상담 후에 자신의 치아 및 잇몸 상태에 알맞은 치간 칫솔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구강세정제는 입 냄새를 줄이고 일시적으로 세균 수를 감소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강세정제는 치태 표면을 소독물로 한 번 적시고 갈 뿐이지 치태를 제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항균성 구강세정제는 장기 사용시 착색이나 미각 변화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으며,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구강건조도 유발할 수 있어서, 필요에 따라 단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이 모든 기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보조도구'라는 점입니다. 여전히 충치와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음식물 섭취 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을 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인 저는 매번 10분 정도를 양치질 시간에 할애합니다. 여기에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자신의 구강 상태에 맞게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전동칫솔이나 워터픽, 구강세정제를 함께 활용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구강관리가 가능합니다. 새로운 기구가 더 나은 구강 건강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습관이 좋은 치아를 만듭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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