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규제강화 대신 '핀셋' 감시... 복잡한 복층 투자 구조 강화

서호원 기자입력 : 2020-02-14 12:18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유치라는 사모펀드 본연의 성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핀셋형 규제에 나선다.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상호 감시·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상시 감독‧검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이 효과적으로 서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자보호에 취약한 펀드구조’가 나타나지 않도록 공모·사모 구분 없이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은 펀드는 수시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 설정이 금지된다. 또 개방형 펀드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운용사는 리스크 대응 방안 등 유동성 리스크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비유동성 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펀드를 설정한 ’미스매칭‘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母)-자(子)-손(孫) 구조 등 복잡한 복층투자 구조의 펀드에 대해 최종 기초자산과 위험 정보에 대한 정보 제공이 강화되고 자사펀드 간 상호 순환 투자도 금지된다. 폐쇄형 펀드로 설정하더라도 펀드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은 경우 펀드 설정이 제한된다.

유동성 위험과 관련해 투자자 정보제공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만기 미스매치로 환매 지연이나 예상 가격보다 저가로 환매될 수 있음을 투자자에게 사전 고지해야 하고 유동성 리스크 현황과 관리방안을 투자자와 감독 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에서 문제가 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와 관련해서는 레버리지 목적의 TRS 계약 시 거래 상대방을 전담 중개 계약을 체결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로 제한한다.

PBS의 사모펀드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된다. TRS 계약에 따른 레버리지를 사모펀드 자산의 400%에 명확히 반영토록 했다. 또 TRS 거래 상대방인 증권사 일방적인 계약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리스크 및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계약 내용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공급 등 순기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모펀드 시장에 나타난 일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추가 검토했다”며 “라임펀드와 관련해 펀드 투자자산의 회수와 상환·환매 과정이 질서 있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밀착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은행들은 운용에 대한 점검 의무도 지게 된다. 사모펀드가 규약과 투자설명자료에 부합하지 않게 운용되면 점검결과에 따라 운용사에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운용과 판매가 분리되면서 은행 등 판매사들은 '불완전 판매' 등 일부 책임만 져왔던 관행을 바꾸기 위한 조치다.

운용사들은 위험식별·관리를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하고 자전거래시 거래되는 자산의 가치를 운용사 임의로 평가하지 않도록 해 펀드간 부실이 옮겨가는 것을 막도록 했다. 금융사고가 터질 경우 손해배상책임 능력을 확충하는 것도 포함됐다.

◆아래는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 일문일답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한 것은 아닌가.

"모든 규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사후에 발생한 사고로 제도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는 어렵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변화된 여건에 뒤쳐진 규제를 유지한다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사모펀드는 시장의 자율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큰 폭 성장했다. 향후에도 규제개혁은 추진하되, 부작용이 최소화 되도록 하겠다."

-라임사태는 2015년 규제완화와 관련이 없나.

"사모펀드 점검결과에서 나타났듯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제도개선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를 제도개선의 탓으로 연결하거나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도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미비점 등은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가 있는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해졌다고 보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 개선 방향 등 최근 발표한 사모펀드 관련 대책으로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본인 책임 하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투자자보호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강화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

-제도 개편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될 우려는 없나.

"제도개선 방향에서는 모험자본 공급 등 사모펀드 고유의 순기능을 훼손하지 않도록 운용의 자율성은 지속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실태점검에서 나타났듯 제도상 미비점과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일부 운용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련의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 불신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제도 개편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도 개선 방향은 언제, 어떻게 추진되나.

"제도 개선 방향을 토대로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3월께 구체적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고 발표할 계획이다. 방안이 확정되면 법령 개정과 행정지도 등 구체적 실행계획도 포함해 발표할 것이다."

-라임펀드와 같은 문제가 다른 펀드에서도 발생할 수 있나.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라임펀드와 같은 위험한 운용형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부 운용사의 소수 펀드에서 펀드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해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구조가 발견됐다. 상환과 환매에 제약을 초래하는 만기 미스매치 구조,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확대 등이다. 해당 구조를 가진 펀드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살펴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라임이 수립, 발표할 상환과 환매 계획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라임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토대로 기준가격 조정, 펀드별 구체적인 환매계획 수립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당국은 마련된 상환 및 환매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주검사역 등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판매사 검사에 착수해야하는 것 아닌가.

"민원, 제보, 검찰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펀드 판매사에 대해 검사여부와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은 펀드 기준가격 조정 후 바로 착수하나.

"자산실사, 환매절차 및 판매사 검사 등 진행상황에 맞춰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3자 면담 현장조사 등 사실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은 투자자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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