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족쇄 풀렸다…정영채 이어 박정림도 '컴백'

박정림 신임 타임폴리오운용 사외이사 사진KB증권
박정림 신임 타임폴리오운용 사외이사. [사진=KB증권]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사외이사로 업계에 복귀했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으로 지난해 복귀했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중징계 처분이 최종 취소되면서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활동 재개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5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박정림 전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24년 3월 SK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한 차례 이사회에 복귀했지만 임기를 남겨두고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친정인 KB증권의 경영자문역(고문)으로 활동하다 이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사외이사 선임으로 대외활동을 공식 재개했다.

박 전 대표의 이번 이사회 합류는 지난 4월 대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4월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박 전 대표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내린 직무정지 및 문책경고 등 중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 2019년 사태 발발 이후 약 7년 만에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11월 두 CEO가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로 인해 박 전 대표와 정 전 대표는 연임 등을 포기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즉각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1심부터 3심까지 일관되게 양사 CEO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증권사가 내부통제 기준 자체는 갖추고 있었던 만큼 금융사고의 책임을 경영진 개인의 위법 행위로 연결해 묻기는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결정 이후 이들의 현업 복귀 흐름도 구체화되고 있다. 정영채 전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으로 기업금융(IB) 부문 자문을 맡고 있고 박 전 대표 역시 대법원 판결 두 달 만에 사외이사 선임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는 이들의 복귀에 대해 과도한 낙인 효과를 지양하고 기업의 자율적 경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대표이사 개인의 사기나 비위 행위가 아니라 조직적인 금융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상 과실이나 내부통제 미비의 영역"이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5년이 지나면 복귀가 가능한데 이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사태 이후 7년 동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정당한 대가를 치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경영상 책임이 있었다는 이유로 영원히 금융권 재취업을 막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 측면에서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별 기업 이사회 입장에서는 회사를 가장 잘 경영할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한 선택이며 실무적인 경영 경험이 필요한 운용사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날 인사에서 창립 초기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온 차문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기존 황성환 대표이사 사장과 차문현 신임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측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 전문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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