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튜브] 아임뚜렛 거짓방송이 남긴 것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완 기자
입력 2020-01-15 16: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틱 증상 과장해 구독자 몰이한 유튜버 아임뚜렛

  • 해명 영상 올렸지만, 시청자들 분노는 현재진행형

  • 장애인 흉내가 돈벌이 되는 비정상적 구조 바꿔야


2013년 틱 장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홍기호 씨. 그는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는 음성 틱 장애를 15년간 앓았다. 생전 틱 장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저는 틱을 합니다”라는 글이 새겨진 명함을 나눠주며 틱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섰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더욱 충격을 안겼다.

 

[사진=유튜버 아임뚜렛 영상]


최근 틱 장애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틱 장애를 유튜브 콘텐츠 삼아 대중에게 다가간 유튜버 아임뚜렛의 거짓말 때문이다.

38만명 구독자가 느꼈던 배신감은 그 이상일 것이다. 틱 장애 편견을 깨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산산조각 났다.

한 때 목구멍을 뚫고 나오는 소리를 억누르며 장애를 극복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줬다. 장애에 주눅 들지않고, 재미로 승화시켰던 아임뚜렛은 스타덤에 올랐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왼쪽 손을 반대 손으로 붙잡고 힘겹게 밥을 먹는 그의 영상에는 응원 댓글이 모였다. 틱 장애인들은 “아임뚜렛을 보고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었다”며 칭찬했다.

이런 거짓말 행각은 금세 드러났다.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아임뚜렛은 틱 장애를 과장한 게 사실이라며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하루 만에 문을 닫았다. ‘응’ ‘아잇’ ‘푸르르’를 반복하며 장애를 희화화했던 그는 사라졌다. 장애를 쉽게 생각했던 한 유튜버로 인해 사회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헤아릴 수 조차 없는데. 상처는 남아있는 틱 장애인의 몫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유튜버 아임뚜렛이 틱 장애를 앓는 정신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사진=한 초등학교에 붙은 공지문]



장애에 대한 인식은 그전보다 더 악화됐다. 아임뚜렛을 따라 장난을 치는 학생들 때문에 초등학교에서는 따라하지 말라는 공지도 나왔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없도록 처벌 또는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의 저자 류승연은 발달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에는 미디어가 한 몫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틱 장애 인식 개선에 전념했던 홍기호 씨가 죽은 지 7년이 지났다. 이런 비통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장애에 관한 우리의 인식 개선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