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 확보 경쟁] 손보사들, 어린이보험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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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3-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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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해상·KB손보 등 잇따라 배타적사용권 획득

[사진=각사]

 
1000억원 대 어린이보험 시장을 놓고 손해보험사들의 영업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주요 손보사들이 새로운 담보를 개발해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열을 올리며 새로운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어린이보험을 유치할수록 향후 성인 이후에도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어린이보험 등 장기인보험 비중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배타적사용권 확보…신규 상품 출시 잇따라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흥국화재, 하나손해보험 등이 잇달아 어린이보험 관련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2월 어린이전용 보험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의 새로운 위험담보 3종이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아 3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보험사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생·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창의적 신상품에 대해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 등을 평가해 3·6·9개월 등 일정 기간 독점판매권을 부여한다. 배타적사용권은 부여받은 기간에는 해당 보험사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명 '보험 특허권'이라고도 불린다.

세부내용을 보면 악안면수술비는 질병으로 인해 악안면수술을 받고 급여항목이 발생한 경우 보장하는 담보로, 심한 부정교합 등으로 턱뼈가 어긋나 저작 또는 발음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해당 치료를 받게 된다. 기존 질병수술비에서 보장하지 않았던 치과질환으로 인한 수술비 보장공백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원인 질병을 질병 전체로 확대하여 담보의 유용성을 한층 더 높였다.

또 시술적 치료·처치까지 보장하는 내향성손발톱치료비와 함께 경중에 관계없이 틱장애 진단 후 30일 이상 약물처방시 보장하는 틱장애약물치료비를 신설, 세심하고 꼼꼼한 보장으로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 점을 우수하게 평가받았다.

KB손보도 지난달 출시한 신상품 ‘KB금쪽같은 자녀보험’에 탑재된 ‘정신질환치료비Ⅲ’에 대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향후 3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정신질환치료비Ⅲ(90일이상약물처방)’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약관에서 분류된 정신질환으로 진단받고, 진단일로부터 1년 이내에 그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90일 이상의 정신질환치료제를 처방받는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KB손보 관계자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과거 상해와 질병 등 신체건강에서 최근 자녀의 정서상태, 발달·행동문제 등 정신건강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정신질환의 경우 영유아·어린이 시기 조기발견과 치료가 다른 질환에 비해 특히 중요한 점 등을 고려해 신상품에 탑재했다"고 말했다. 

흥국화재는 지난 1월 ‘무배당 맘편한 자녀사랑보험’의 유년기 대상 신담보 5종에 대해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 심사를 진행하는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해당 특약의 독창성과 유용성 등의 항목을 높게 평가했다.

흥국화재가 취득한 새로운 담보는 △영구적 중등도이상 난청진단비 △영구적 중등고도이상 난청진단비 △영구적 고도이상 난청진단비 △신생아 난청진단비 △전반 발달장애 진단비다.

이밖에 하나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하나손보는 ‘하나 슬기로운 자녀생활보험’의 새로운 위험담보 아동학대피해 보장, 아동학대피해 후유장해(3~100%) 보장, 아동학대피해 민사소송변호사선임비 보장에서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하나손보의 경우 어린이보험의 접근성도 낮췄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어린이보험'을 새롭게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 상품은 어린이집, 학교 입학 시 아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학교생활 위험부터 등하굣길 교통위험 등을 집중적으로 보장한다. 미취학아동을 위한 '유아생활플랜'은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학대피해 민사소송변호사선임비, 어린이보호구역 및 통학버스 자동차사고 부상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학교생활플랜'은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교폭력피해 등을 보장한다.

메리츠화재는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 성장호르몬제 치료비(급여, 연간 1회한)’가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NH농협손해보험은 ‘무배당 NH가성비굿플러스어린이보험’에 대해 신담보를 추가했다. 심혈관특정질환진단비를 신설하고 신포괄수가제를 대비한 표적항암치료비와 특정순환계질환진단비, 144대 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어린이보험 관련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부모가 계약자이고 자녀가 피보험자인 어린이보험 특성상 해지율이 낮고, 성인이 되더라도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장기인보험 확보 수익성 제고 목적

보험사들이 앞다퉈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는 암보험을 포함한 장기인보험 확보를 통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2023년 IFRS17이 도입될 경우 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저축성보험보다는 장기인보험이 유리해, 향후 장기인보험을 늘리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주요 보험사들도 집중적으로 장기인보험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주요 손보사 5곳의 장기인보험 매출은 총 3330억원으로 전년 동기(3080억원)보다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매출) 증가율이 2~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장기인보험은 상해, 질병 등 사람의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인 상품이다. 손보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이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의 진출로 장기인보험 시장 경쟁이 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상담과 상품 설명이 중요하다는 보험업 특성상 비대면 상품이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IFRS17 도입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았던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암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 상품 비중 늘리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보험업계의 어린이보험 출시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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