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제재에 TSMC 대신 中 SMIC에 물량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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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1-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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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거래 금지기준 25%→10% 검토

  • 화웨이 TSMC 의존도 높아 대책마련

  • 삼성·SK하이닉스 등 업계 전반 영향

중국 화웨이가 대만 TSMC 대신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에 14나노미터(nm) 칩 공정 제조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를 가하면서 TSMC 등에서 물량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넓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반도체 굴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지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SMIC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으로부터 14나노미터nm 칩 공정 제조 주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칩은 주로 네트워크 장비에 사용된다.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5위 업체이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다. 하이실리콘은 팹리스(공장없이 설계만 하는) 회사로, 주로 화웨이가 만드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자사 칩을 공급해 왔다. 하이실리콘은 설계만 하는 회사인 만큼 대부분의 생산은 TSMC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화웨이가 반도체 등 핵심 부품 공급 조달을 어렵게 하기 위해 제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 알려지면서 TSMC와 거래가 어렵게된 화웨이가 SMIC로 생산을 이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언론 등은 미국 정부가 자국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기존 규정은 25% 수준이었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제3국 기업이어도 제품에 미국 기술이 10% 이상 포함될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대만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부 평가를 거친 결과 7㎚ 이하 공정 반도체 제품의 경우 자사 독자 기술 비중이 커 미국 기술 의존도가 9%가량으로 계산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4㎚ 이상급 제품의 미국 기술 의존도는 15% 이상이다.

또 화웨이는 미국이 제재 기준을 강화해도 문제가 없도록 TSMC에 의뢰하는 반도체 제품을 7㎚ 이하 공정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제재 강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을 포함해 전세계 전자·반도체 업계 전반의 공급사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지난해 4분기 추정치 기준)은 TSMC가 52.7%로 2위 삼성전자(17.8%)를 34.8%포인트 앞서 있다. 이어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가 3위(8.0%), 대만 UMC가 4위(6.8%), 중국 SMIC가 5위(4.3%)인 것으로 추정된다.
 

송류핑(宋柳平) 중국 화웨이 최고법무책임자(CLO)가 지난해 12월 광둥성 선전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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