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시, DMC복합쇼핑몰 지연 중단하라"…롯데몰 추진 속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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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12-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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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암 DMC 세부개발계획 지연은 서울시 재량권 남용...박원순 시장에 조속히 업무결정 통보

  • 인근 망원시장 상인과 갈등으로 6년째 표류...감사원 "정당한 사유없이 시 독단으로 지역발전 기회 상실"

  • 서울시 "대규모 개발사업은 지역에 미치는 영향 커 신중...조속히 결정할 것"

[상암 DMC인근 개발 계획. 감사원(위), 서울시(아래) 제공]


서울시의 인허가를 받지 못해 6년째 표류 중인 롯데그룹의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과 관련, 감사원은 서울시가 부당하게 사업을 장기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5일 감사원은 '상암 DMC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업무 부당처리' 결정을 통해 이같이 판단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해당 사업의 결정 업무를 "조속히 처리하라"고 통보했다. 서울시가 전통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들의 반대를 이유로 롯데몰 개발계획 승인을 보류해 온 가운데,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사업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감사원 "박원순 시장이 재량 남용··· 지역주민 권리, 지역발전 기회 상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1년 6월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마포구 상암택지개발지구 3개 필지(총면적 2만644㎡)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뒤 경쟁입찰을 통해 2013년 3월 롯데쇼핑을 낙찰자로 선정하고 1972억원에 매각했다. 개발이 지연될 경우에는 서울시가 롯데에 연간 197억원에 달하는 지연배상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계약 조건도 달았다.

롯데는 서울시와의 계약에 따라 같은 해 9월 세부개발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복합쇼핑몰 입점을 반대하는 일부 상인과 상생합의가 안 됐다면서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보류했다.

이후 서울시는 법적 근거와 실효성이 없는 상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이 상생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F는 서울시 소속으로 관계 전문가와 서울시 유관 부서 등이 참여해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4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롯데는 상생 TF 회의 결과와 DMC 자문회의 의견 등을 수용해 2017년 3월 판매시설 비율을 축소(82.2→67.1%)하는 방안과 인근 시장·상점가 상인번영회 사무실 리모델링, 지역주민 우선채용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롯데 제안에 따라 인근 17개 전통시장 중 16곳이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했지만, 서울시는 나머지 1개 시장이 반대해 '상생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세부개발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자 롯데는 2017년 4월 서울시가 세부개발계획을 장기간 결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며 '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소송 패소가 예상되자 지난해 5월 상생 협의 결과와 관계없이 직권조정을 통해 심의 절차를 진행해 세부개발계획을 올해 안에 결정하기로 롯데와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박 시장이 "나머지 1개 시장과의 상생 합의 후 세부개발계획을 승인하라"고 지시하면서, 서울시는 당초 약속과 달리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보류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관련 법령이나 토지매매계약의 근거도 없이 상생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유로 공동위원회 개최 등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위한 절차를 장기간 지연시켰다"며 "그 결과 행정의 신뢰성의 훼손되고, 롯데의 재산권 행사가 6년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근 지역주민의 불편이 초래되는 등 소비자 권리가 침해됐고, 일자리 창출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도 상실됐다"고 했다.

또 박원순 시장에게는 "법적 근거 없이 심의를 장기간 보류하는 등 도시계획결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라"면서 "당초 계획보다 장기간 지체된 해당 특별계획구역의 세부개발계획결정 업무를 조속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통보했다.

◆서울 서북부 개발사업 핵심 첫 단추··· 상암 롯데몰 추진 속도 빨라질까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계기로 인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암 롯데몰'사업 추진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인근인 상암 롯데몰 부지는 서울시와 롯데, 망원시장 등 인근 소상공인과의 갈등으로 복합쇼핑몰 건립계획이 무기한 표류하면서 주변이 슬럼화된 상태로 6년째 방치됐다. 

이날 감사원 통보가 나오자 상암동 L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상권이 아예 죽어버렸다"며 "지역상인회는 찬성으로 선회한 지 오래인데, 일부 상인들이 보상금 문제로 반대하는 바람에 지역 부동산과 상권이 상승장을 탈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롯데가 하루속히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암 롯데몰 사업이 재개되면 서울 서북부 수색역세권 개발사업도 본격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은 수색교부터 DMC역에 이르는 32만㎡ 부지 중 철로를 제외한 22만㎡에 업무공간과 문화관광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약 2조원이 투입된다. 롯데는 서울시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2022년께 착공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암DMC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은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주변지역과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요소들을 고려해 행정절차를 신중히 진행한 것"이라며 "롯데 측에서 현재 준비 중인 '세부개발계획안'을 마포구에 제출하면 정해진 도시계획 절차에 따라 원만하게 협의하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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