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방위비·전작권' 美 거센 압박에 韓 '고립무원'

박경은 기자입력 : 2019-11-14 18:29
강경화, 지소미아 종료前 방미 추진했지만 성사 안될 듯
미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등을 카드로 거센 대한(對韓)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재검토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지소미아 종료' 이후 날아들 미국발(發) 청구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전날 방한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을 포함해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등 미군 수뇌부가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총집결했다.

미군 수뇌부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압박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밀리 의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MCM 회의에 참석해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인 박한기 합참의장과 만나 지난 8월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에서 시행한 전시작전통제권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은 전작권 전환 작업과 관련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앞서 2014년 개최된 제46차 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미 측은 또한 이번 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측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하기 위해선 일본이 먼저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차 확인, 미국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회의 결과는 15일 서울 국방부에서 개최되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내주 방미를 추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고위당국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의 불가피성'과 '이는 한·미관계와 무관하게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을 설명하려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일정 조율이 어려워 강 장관이 당장 미국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장관은 한국이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이후 별도 회담을 가지지 않았다. 9월 말 유엔총회 계기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 두 장관이 배석했을 뿐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면 주변국에 우리가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에이브럼스 사령관 인터뷰 장면.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해 한국의 지소미아 결정 고수에 대해 미국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동시에 강 장관이 예정에 없던 방미 일정을 추진하는 등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한 것을 두고 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싼 미국의 압박이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 등이 지난주 방한해 한국 당국자들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아울러 전날(13일) 방한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난 뒤 "우리는 (지소미아가) 종료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역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의 근본 원칙은 한국과 일본이 어쩌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역에 던진 것"이라며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피력했다.

SCM 참석차 이날 한국에 도착하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또한 1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와 관련,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회의 때 미국 측 우려를 표시할 것이라며 이 논쟁은 북한과 중국을 돕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자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결정으로 판단하고 있어 한·미 동맹에 적잖은 잡음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소미아가 이대로 종료되리 경우 한국은 한·미 동맹 관리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며, 이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통 겪는 한미 방위비협상.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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