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한남3·갈현1로 얽힌 현대건설-GS건설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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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11-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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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서울 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이 뜨겁다. 대어(大魚)를 놓치지 않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수 싸움'과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용산구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을 둘러싼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얽히고 설킨 신경전이 정비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마찰은 갈현1구역에서 촉발됐다. 이 사업지는 영향력을 따져봤을 때 GS건설이 의지만 보이면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고, 필적할 만한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본입찰 대결은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벌였다. GS건설이 한남3구역에 집중하기 위해 이 입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GS건설이 롯데건설을 견제하기 위해, 현대건설에 컨소시엄 형태로 한남3구역에 함께 들어가되 갈현1구역을 밀어주기로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GS건설은 앞서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롯데건설과 맞붙어 한신4지구 시공권을 따냈다.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신반포 자이(반포한양 재건축), 신반포 센트럴 자이(신반포6차 재건축)에 이어 반포우성까지 아우르려고 했으나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무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 입장에서는 한남3구역에서 현대건설과 경쟁하는 것보다 갈현1구역과 엮어 한 배를 타는 전략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대림산업도 당초 이들 컨소시엄에 함께 하길 바랐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한남3구역 조합이 컨소시엄보다 단독 입찰을 더 선호해 난감한 가운데 컨소시엄 합류를 거절당한 대림산업이 재빨리 단독 출사표를 던진 것. 이에 GS건설은 현대건설과 협의해 갈현1구역 시공사 입찰을 일단 유찰시키고, 한남3구역 돌파 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지난달 12일 갈현1구역 입찰 마감일에 제안서를 넣으면서 이들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입찰 참가 소식도 갑작스럽게 받아들여졌지만,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 자격을 박탈 당한 것도 묘한 일이다"고 전했다.

갈현1구역 조합은 지난달 말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에 대해 입찰 무효 및 보증금 1000억원 몰수 등의 조항을 들어 자격을 박탈하고, 재입찰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이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는 주장이다. 조합이 1000억원 규모의 입찰 보증금을 몰수하는 것은 전례 없던 사례로, 어느 건설사든 발을 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시공사 선정 재입찰과 관련한 현장설명회는 오는 13일로 예정됐다.

일부에서는 최근 입찰이 유찰된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일련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곳 또한 GS건설과 현대건설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31일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 GS건설만 참여해 무효화됐다.

결국 한남3구역에 모인 이들은 독자적으로 각종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시공권 쟁탈전을 치르고 있다. GS건설은 오히려 조경부문에 강점이 있는 삼성물산과 손을 잡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건설산업 경기 등을 감안했을 때 사업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며 "정비사업 대장 건설사들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모두의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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