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겨울 숨막히는 '회색도시' 예고...'환경보호'보다 '경기부양'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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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1-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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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부양 급한 中, 대기질 개선 목표 하향조정

올 겨울 중국의 대기오염이 더욱 심해져 스모그의 유입이 잦아질 전망이다. 경제 성장세가 둔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환경 보호'보다 '경기 부양'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9~2020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지역 추계 동계 대기오염 종합관리 행동방안'에서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전달 공개한 초안보다 1.5%포인트 낮은 수치다. 베이징, 톈진과 주변의 다른 26개 도시를 포함한 북부 28개 도시가 대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겨울에는 경제 성장보다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해 공장들의 오염원 배출을 차단하는 데 더 힘을 썼지만, 올해는 다르다. 깨끗한 공기를 희생해서라도 경기를 살리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역대 최저인 6%에 그쳤다. 올해 목표치 마지노선인 바오류(保六, 6%대 성장률 유지)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7%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로서는 '환경 보호'보다 당장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부지역 공장의 가동 고삐를 풀어주기 위해 대기질 개선 기준을 하향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웨이보 캡처]

리숴 중국 그린피스 정책 고문은 "중국의 경기둔화는 당국의 환경에 대한 야심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중앙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기질 개선 목표치가 더 희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올해 겨울 '회색 도시'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류유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대기질 개선 기준은 관련 부처와 지방 정부, 전문가들과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바꾸게 된 것"이라면서 "중국의 환경 보호에 대한 야심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마쥔 중국 공공환경연구센터 센터장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면서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현재 중국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의 양은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대기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 투명한 조치를 취하고, 녹색채권이나 녹색공급사슬 등 시장에 기반한 방법으로 성장과 환경 보호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 생태환경부는 이날 겨울철 난방 수요를 맞추면서 PM2.5와 오존(O3)의 통합 관리,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물 등 중점 오염 물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대기오염 악화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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