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 연구하는 BL3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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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11-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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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생물안전 연구시설이 60여개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큰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BL3) 연구시설’을 갖춘 곳은 질병관리본부가 유일합니다.”

한때 국내에서는 감염병을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겼으나, 해외 출입국이 잦아지고 환경이 바뀌면서 이제는 공포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특히, 2009년 ‘신종플루’로 국내에서 263명이 사망하고,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지카 바이러스 등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2014년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는 3년간 1만 여명 이상의 아프리카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WHO와 세계은행이 공동 구성한 '전 세계 준비태세 감시 위원회'(GPMB)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918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플루엔자 대유행과 비슷한 감염병이 재발한다면, 최대 8000만명이 숨지고 전세계 경제 규모의 5%에 해당하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에 촉각을 세우며 예방‧관리‧연구에 힘쓰고 있다. 갈수록 집중도를 높이는 부분은 병원체 및 생물테러 검체 등 연구분야다.

질본은 탄저균,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20여종의 생물학적 위해등급이 높은 병원체에 대한 연구‧진단을 동시에 수행 가능한 BL3를 2011년 개소했다. 3등급 연구시설은 인체에 대한 위해성이 상당한 미생물을 이용해 실험하는 시설로, 국가 인‧허가 조치가 있어야 설립할 수 있다. 1등급부터 등급이 올라갈수록 위험성이 큰 미생물을 연구한다.

질병관리본부 ABL3구역(2층)에서는 쥐나 기니피그, 토끼 등을 통해 동물실험이 실시되고 있으며, BL3구역(3층)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결핵균, 메르스 등 각종 바이러스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BL3 기밀문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BL3 연구실은 문과 문 사이 3개의 문을 거쳐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다. 즉, 5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가장 바깥쪽의 문은 특수고무로 만든 기밀문으로, 6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문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연구하는 만큼 완전 밀폐를 원칙으로 한다.

연구자들은 호흡보호구 장비를 완벽히 갖춰야만 연구를 할 수 있다. 전동식호흡보호구(PAPR)를 통해 필터링한 공기를 공급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한번 연구를 시작하면 최대 2시간을 넘을 수 없고 휴식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
 

전동식호흡보호구(PAPR)를 착용한 질본 연구관 모습 [사진=황재희 기자]

채희열 보건연구관은 “BL3 상황실에서는 안에서 무슨 실험이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오염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상시체크를 하고 있다”며 “매일 BL3 건물을 소독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연간 유지비용만 30억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본은 치료제가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라싸 바이러스(Lassa virus) 등 검체 진단시험을 할 수 있는 생물안전 4등급 연구시설도 현재 갖춘 상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이 같은 바이러스가 의심되는 사람이 국내에 입국했을 때 검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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