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장 반대 목소리 커져 “기업 길들이기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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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0-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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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반대하는 경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7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금융위원회 보도참고자료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통해 "'연금사회주의'로 보기 어렵다는 금융위 설명은 경영계가 제기하는 본질적인 우려와 동떨어져 있고, 개정안의 쟁점사항을 오도할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지난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자 경총이 다시 반박에 나선 것이다. 경영계는 지분 대량보유 공시의무(5% 룰) 완화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기업 길들이기’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본래 취지는 투자대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수익률 제고인 만큼 공적 연기금의 주주 활동이 적절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행사된다면 이를 연금사회주의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경총·상장사협의회 등이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고,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5% 룰 완화를 시행령이 아닌 상위법에 담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총에 따르면 현행 자본시장법령의 기본 취지는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대형 투자자가 지분을 늘려 경영권에 영향력을 높이려 할 경우, 이를 5일 이내에 상세하게 공시하게 해서 해당 기업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입법예고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연금이 행사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정관변경 등과 같이 경영 개입에 해당하는 주주활동 일부를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본다.

경영계는 이같이 직·간접적으로 기업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경영권에 영향이 없다고 분류하는 것은 모순되며,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실질적인 경영권 개입 행위를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한 반면, 기업의 경영권 방어는 무력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견해다.

경총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 시 ‘경영 개입’ 인정 범위가 축소되고 대량보유 주주의 보고·공시 의무가 느슨하게 규정되기 때문에 대형 투자자의 경영권 간섭이 현재보다 용이해질 수밖에 없다”며 “영국·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경우 3% 지분 보유 시 2일 이내에 보고토록 하는 등 대량보유 주주에 대한 보고·공시의무를 강화하는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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