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건국 70주년]시진핑 "중국의 전진·통일 못 막아"…무역전쟁·홍콩사태 입장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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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10-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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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 중국 아니다", 미중 패권다툼 대응 의지

  • 일국양제·통일 강조, 홍콩·대만 반중세력 견제

  • 역대 최대 열병식, 홍콩에선 '애도 시위' 열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건국 70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건국 70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 미·중 갈등과 홍콩 시위 사태 등 대내외 악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최신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41'이 등장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으로 국력을 과시하며 군사적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은 1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국경절(건국 기념일) 경축 행사를 개최했다.

건국 70주년을 상징하는 70발의 예포 발사와 국기 게양 의식이 끝난 뒤 연단에 선 시 주석의 연설은 10분가량으로 짧았지만 내포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시 주석은 "70년 전 오늘 마오쩌둥(毛澤東) 동지가 이곳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뒤 중국은 근대 이후 100여년간 누적된 가난과 쇠약함, 업신여김을 당하던 비참한 운명을 철저하게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사회주의 중국은 세계의 동쪽에 우뚝 솟아 있다"며 "어떤 힘도 위대한 우리 조국의 지위를 흔들 수 없고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며 자신의 리더십과 공산당 영도 체제에 대한 도전과 비판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의 갈등 상황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홍콩과 대만 내 반중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언급으로 맞대응했다.

시 주석은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하며 중화의 자녀가 단결해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어제는 역사책에 쓰여 있고, 중국의 오늘은 수많은 인민들의 손으로 창조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내일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해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시 주석은 연설을 마친 후 중국이 자체 생산한 훙치(紅旗) 승용차를 타고 1만5000여명의 인민해방군 장병들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대오를 사열했다.

이번 열병식은 신중국 수립 후 16번째, 2015년 70주년 전승절(항일전쟁 승리 기념일) 이후 4년 만에 거행된 열병식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타격할 수 있는 DF-41을 비롯해 항공모함 킬러인 DF-100 초음속 미사일과 YJ-18A 대함 크루즈 미사일,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등이 총동원됐다.

열병식이 끝난 뒤에도 대규모 시민 퍼레이드와 국경절 기념 문예 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경축 행사가 이어졌다.

중국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중국 내 외딴섬처럼 고립된 홍콩에서는 '국경절 애도 시위'가 벌어져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에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속 중인 시위대는 이날 "국경절은 경사스러운 날이 아니라 애도의 날"이라며 반중 시위에 나섰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70주년 국경절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 같다"면서도 "이번 국경절이 시 주석 등 중국 수뇌부의 기대대로 리더십 강화와 정국 전환의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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