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대한 고비 지나면 진전" 발언에...北 "남조선 당국자들과 다시 마주 않을 생각 없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하루만에 대남 비난 성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16일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않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를 발표하고 이 같이 주장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최근 남북관계 교착상태와 관련해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대한 고비를 넘어서면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비난으로 해석된다.

조평통은 이달 말 종료되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언급하면서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며 "이 시점에 뻐젓이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밝힌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일축했다.

또 "북쪽에서 사냥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것이 역력하다"며 "남조선국민을 향하여 구겨진 체면을 세워보려고 엮어댄 말일지라도 바로 곁에서 우리가 듣고있는데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뇌까리는가"라고 말했다. 

조평통이 대통령 경축사가 나온지 하루만에 이같이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발언을 통해 북한이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 전까지는 남북 대화에 일절 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측은 한미연합훈련 첫날인 11일에도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무성은 남측을 향해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