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불확실성에 8월 금융시장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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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8-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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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융시장 시계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어둡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관세폭탄에 다시 불을 댕겼고, 일본도 결국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에서 뺐다. 당장 금융시장 방향성을 점치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 갈지 지켜보아야 할 때다.

4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8월 코스피 예상범위 하단은 1900선 안팎까지 내려갔다. 이마저도 뒷북치듯이 낮춘 것이다. 주가지수 흐름을 구체적으로 내다보기에는 아직 불확실성투성이다. <관련기사 9면>

코스피는 7개월 만에 2000선을 내주었다. 시장을 떠받쳐온 외국인마저 빠져나갔다. 2일 하루에만 4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지켜보기만 하던 기관이 3600억원 넘게 사들인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다른 아시아 주식시장은 더 요동쳤다. 우리나라에 2차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 닛케이지수는 같은 날 2% 이상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대만 가권지수도 많게는 2% 넘게 내렸다.

미국 다우(-0.37%)와 S&P500(-0.73%), 나스닥(-1.32%)도 2일(현지시간) 나란히 미끄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던진 관세폭탄에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유럽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주식시장도 많게는 3% 넘게 내렸다.

원화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1198.0원까지 뛰었다. 환율은 한 달 남짓 만에 40원가량 올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일시적으로 12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치솟고 있다. 2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2013년 9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역시 안전자산인 채권가격도 오름세다. 갈수록 커지는 경기 걱정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할 상황에 놓여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은 장기화할 수 있다"며 "강경론이 두 나라에서 모두 큰 지지를 얻고 있다"고 했다.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낙관론이 없지는 않다. 악재가 이미 주가지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일본에서 경제보복에 나선 7월 이후에만 각각 6%와 11%가량 떨어졌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2018년 10월에도 2000선 근처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더라도 통관절차를 점차 완화할 수 있다"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방식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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