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북한 무선통신망 구축 은밀히 도왔다" 美 워싱턴포스트 폭로

배인선 기자입력 : 2019-07-23 07:27
내부문건 입수 "최소 8년간 北 무선통신망 사업 지원" AFP "체코서 고객 개인정보 빼돌려" 폭로도 미중 무역전쟁 악화 등 외교·정치적 '불씨' 될까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을 은밀히 돕고, 체코에서는 고객 데이터를 비밀리에 수집했다는 보도가 동시에 터졌다. 미·중 무역전쟁 한복판에 있는 화웨이가 또 다시 곤혹스런 처지에 몰린 것. 특히 통신장비 부품 상당수를 미국 기업에서 조달하는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나면 이는 엄연한 대북제재 위반 사안인 만큼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무선 통신망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사업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WP는 화웨이 전 직원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화웨이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WP가 공개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국영 통신업체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제휴를 통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최소 8년간 북한 최초의 상업용 3세대(3G) 이동통신망인 ‘고려망’ 구축과 장비 유지 보수 등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작성된 작업 주문서와 계약서 등이 포함됐다.

사실 화웨이가 북한과 관련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미국 상무부도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상무부가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이와 별개로 화웨이는 현재 미국 법무부로부터 대(對)이란 제재 위반과 은행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화웨이의 대북 제재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나 민사 처벌, 재산 몰수, 또는 형사 처벌을 단행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화웨이가 고객 개인정보를 은밀히 수집한 정황도 드러났다. AFP 통신은 화웨이의 체코 법인에서 현지 고객, 관계자, 협력업체의 개인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F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화웨이 전 직원을 인용해 중국 화웨이 본사에서만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요구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수집한 개인 정보엔 자녀 수, 취미, 재정상황 등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그동안 화웨이 제품에는 사용자 정보를 몰래 빼내는 장치, 즉 백도어가 설치돼 있다며 화웨이가 타국의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릴 수 있다는 의혹을 줄곧 제기해 왔고, 이에 화웨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화웨이 측 대변인은 WP와 AFP 통신 보도에 대해 공식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북한에서 현재 사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벌였느냐는 WP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AFP 보도에 대해선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유럽연합(EU)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 규정을 준수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폭로로 화웨이는 대북제재 위반, 정보 불법 수집이란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된 만큼 또 다시 곤혹스런 처지에 몰리게 됐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실상 미국기업과의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에 중국은 최근 무역협상 조건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라고 요구해왔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도 화웨이 제재 완화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 체코 개인정보 수집 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미·중 무역전쟁을 격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WP를 통해  "화웨이와 북한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워싱턴의 정치·외교적인 분노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WP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화웨이에 대한 조사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화웨이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파악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느(WP)는 22일(현지시각) 화웨이가 북한의 무선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은밀히 도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폭로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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