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청문회, 윤우진 의혹부터 정치 중립성까지 다양한 소재로 여야 공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성준 기자
입력 2019-07-08 21: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윤석열, '윤우진 사건 개입 의혹' 부인

  • 양정철이 총선 출마 권유…한국당 "정치적 중립성 물 건너간 것"

8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개인의 비리 유착 의혹부터 시작해 사법개혁에 관한 의지와 더불어 정치적 중립성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여야가 검증과 공방을 이어갔다.


◆ 윤우진 사건 추궁…뜻밖의 황교안 공방

청문회는 윤 후보자의 '윤우진 사건' 개입 의혹부터 출발했다. 윤우진 사건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으로 용산세무서장을 지낸 윤우진씨가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경에 윤 후보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의 뒤를 봐준 의혹이 있다고 공격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역공을 펼쳤다. 특히 황 대표 뿐만 아니라 당시 최교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이름까지 오르내리며 한국당으로서는 불편한 분위기가 흘렀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용산세무서장으로 재직하던 사람이 일방적으로 해외로 도주했고, 몇개국을 전전하다 인터폴에 불법 체류자로 체포됐다"며 "국내로 강제 송환된 지 22개월 뒤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는 당시 수사에 직접 관여한 강일구 경찰청 총경과 장우성 서울성북경찰서장도 출석했다.

장우성 총경은 이 자리에서 '검찰이 수사를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느냐'는 한국당 의원들의 질문에 "당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반복적으로 영장이 기각돼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했다. 당시의 수사지휘는 지금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자나 윤대진 검찰국장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민주당 금태섭 의원의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르를 소개시켜 준적이 있느냐는 는 질문을 받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는 친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 한국당이 신청한 핵심 증인인 윤 씨와 해당 변호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과거 법무부 장관을 맡은 황교안 대표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역공을 펼쳤다.

김종민 의원은 "(윤우진 씨를) 불기소처분했을 때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대표"라며 "정 궁금하다면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여야의 질의가 윤우진 의혹과 황교안 대표 관련 의혹에 집중되다 보니 윤 후보자의 장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기 사건 등에 대해서는 거의 질의가 나오지 않았다.


◆ 윤석열, 검찰개혁안에는 '반대 안해' 소신 발언

검찰조직의 수장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인 검찰 개혁 역시 핵심 이슈였다.

윤 후보자는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검·경 수사권조정'에 대해 "좋은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겸허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며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나 국회에서 거의 성안이 다된 법을 검찰이 틀린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한다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관련해 "검·경 간의 협력 관계가 잘 이뤄지는 것이 수직적인 지휘 개념을 유지하는 것보다 형사법 집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에 대해서도 "부패대응 역량의 국가적인 총합이 커진다면 그런 방향에 충분히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신설안이 국가 부정부패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하느냐'는 질의에도 "그렇다"고 동의했다.


◆ 정치 설계자 양정철 만남두고 집요한 추궁… 야당 "부적절한 만남"

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난 사실이 있느냐는 부분도 집요하게 질문이 들어왔다. 야당의 이 같은 질문에 윤 후보자는 “양 원장으로부터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말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권유받았으며,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에도 두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자는 정치에 생각이 없어 제안을 거절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수사의 편향성을 두고도 정치적 중립성 논쟁이 이어졌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한국당이 검찰에 고발한 104건 가운데 현재 4건만 처리했고, 100건은 수사하지 않고 처박아 놨다”며 “이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 결과인가”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도 “검찰이 한국당이 고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00만달러 수수 혐의에 대해선 새로운 증거가 없다며 재수사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수사는 곧바로 재수사에 들어가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윤 후보자가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변창훈 검사 장례식장 화면을 틀어 윤 후보자에게 보여줬다. 윤 후보자는 “변 검사 사건 때문에 한 달간 잠을 설쳤다”며 “수사 과정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