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트럼프와 정상회담 확답을 미뤄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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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6-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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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도적' 지연…대미 협상력 높이려는 전략

미·중 정상회담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입’을 통해 이제서야 확인됐다.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회의 개최를 약 일주일 남겨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서다. 그 동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중국 측은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일부러 정상회담 개최 확정을 지연시킨 것으로,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의 의도적 전술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중국 국영중앙(CC)TV,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응해 전화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 때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중 관계 발전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경제·무역 문제에 있어서 양국은 평등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핵심은 서로의 합리적인 우려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중국 기업을 공평하게 대하길 바란다"며 "양국 경제무역 실무팀이 이견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 소통을 유지하는데 동의한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기 원하는 것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가 막 시작됐고, 미국 경제가 매우 취약해진 데 대해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클레어 리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차관보는 SCMP를 통해 중국 관영언론의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 보도 내용을 보면 “의도적으로 중립적 언어를 구사해 시진핑 주석이 무역전쟁 휴전 협정에 너무 목메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에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선심 쓰듯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게 해서 미국이 약세에 놓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에 걸쳐 여러 차례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 동안 중국 측이 침묵했던 것도 "정상회담 확정을 지연시키기 위한 고전적인 중국의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개최 확인을 미뤄왔던 중국이 향후 정상회담 요청에 응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중국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정상회의를 하면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찬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회동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주요 의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반도 문제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무역분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달 초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중국도 60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G20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양국간 무역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또 시진핑 주석이 20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하는만큼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재개 같은 한반도 문제 해법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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