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원·달러 환율, 왜 다시 1500원을 넘어섰나

사진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은 한 가지 요인에 의해 설명되지 않고 두 국가 간 소득, 물가, 명목환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 또한 환율은 어떤 시계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단기로 볼 수도 있고, 중장기로 볼 수도 있다.

먼저 2008년 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고수했는데, 당시 원화 강세에 따른 무역적자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수단이었다. 당시 정부는 환율정책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2009년 3월 6일 환율은 1597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고환율 정책은 작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급속히 올라갔고, 일관성 없는 환율정책으로 오히려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으며 일부 수출 대기업만 이익을 보게 되면서 결국 환율정책 기조는 바뀌게 됐다.

2009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했던 한국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은 하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긴축 국면이 겹치면서 다시 반전됐다. 이로부터 약 13년이 지난 2022년 5월 환율은 다시 1300원을 돌파했다. 2020년 코로나19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서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2022년 후반부터 미국과 기준금리가 역전됐고, 2023년 중반부터는 미국 기준금리 5.5%, 한국 기준금리 3.5%로 기준금리 격차가 2.0%포인트 수준에서 2024년 후반까지 유지됐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뒤에도 계속 오르면서 2022년 9월 22일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결국 2022년 이후 환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중장기적인 구조 변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당시 환율을 1350원 수준으로 놓고 2023~2025년 광의통화(신M2) 증가를 반영한다면 원화 환율은 약 11% 상승한 셈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의 중장기 균형환율은 약 1480원 수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추경의 영향을 감안하면 중장기 환율은 1490원대로 볼 수 있다.

2022년 11월부터 환율은 다시 하락했고, 2023년 1월 말에는 122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2024년 2월부터 다시 상승했다. 내수 침체와 달러 강세 등 영향으로 환율은 1300원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환율은 2024년 대부분 1400원을 밑돌았지만, 같은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 30원 이상 상승했고, 12월 계엄 발표 이후에도 약 30원 이상 추가 상승하면서 환율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1480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 이벤트는 환율의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단기적인 오버슈팅을 유발한 요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2025년 4월 초까지도 환율은 1400원 후반에서 형성됐으나 4월 4일 탄핵심판에서 파면이 선고된 이후 하락했다. 2025년 6월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6월 말에는 135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2월에는 1470원대까지 올랐다. 12월 24일에는 환율이 1480원을 돌파했으나 정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144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143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결국 1443원으로 2025년을 마감했다.

2026년 들어 환율은 1400원대 후반까지 오르면서도 정부의 구두개입 등이 있을 때 하락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이 발생하면서 3월부터 1500원을 돌파한 후 1400~150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6월에는 다시 1540원대를 돌파했다.

최근 환율 급등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따른 일시적 오버슈팅 성격이 강하다. 5월 말까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에서는 624억3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했고, 대부분 국가에서도 차익실현이나 포트폴리오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주가 상승률이 2025년 75.6%, 2026년에는 100%를 넘는 상황이라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구간이다.

따라서 현재 1530원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부의 구두개입과 환율 안정 노력이 병행되고 외환시장 수급이 정상화되면 환율은 1480~1490원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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