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영주권, 일본인 평균소득 넘어야…2인 가구 기준 5230만원 전망

  • 신규 허가 대폭 감소 전망

  • 외국인 생활보호 차단이 배경… "제도 합리성 의문"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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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영주권 취득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신청자와 가족의 합산 소득이 일본인 가구 평균을 넘어야 하고, 앞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금도 후생연금에 30년 가입한 사람이 받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일본인이나 영주자와 결혼한 외국인에게 적용하던 신청 특례도 축소한다.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를 고의로 내지 않으면 영주 자격을 취소하는 기준도 처음 마련된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전날 영주 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 개정안을 공개했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소득 요건은 오는 10월부터, 나머지 개정 사항은 내년 4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다카이치 정권이 추진해온 외국인의 체류와 사회보장제도 이용 문턱을 높이는 정책의 일환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1월 마련한 외국인 정책 종합대책에 생활보호 지급 대상과 영주 허가 요건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담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영주권을 받으려면 가구 소득이 같은 규모의 일본인 가구 평균보다 높아야 한다. 일시적으로 기준을 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소득 수준을 지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소득은 신청자 개인이 아니라 생계를 함께하는 가족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가족이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신청자와 생계를 함께한다면 그 소득까지 합산한다.

가구별 평균소득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본 총무성의 가계조사 등이 활용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 근로자 가구가 직장에서 받은 연간 소득은 2인 가구가 약 579만 엔(약 5230만원), 3인 가구가 약 703만 엔(약 6350만원)이었다.

앞으로 받을 연금액도 심사 대상이 된다. 예상 연금액이 직장인 공적연금인 후생연금에 30년간 가입한 사람이 받는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영주 허가를 받은 뒤 생활보호를 받는 사례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생활보호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일본의 공적부조 제도다.
 

외국인 지원 반대 여론


아사히신문은 이번 개편의 배경에 외국인에게 생활보호를 지급하는 데 대한 반대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세금·사회보험료 체납과 의료비 미납, 생활보호 수급을 엄격하게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이시바 정권에서 시작돼 다카이치 정권에서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10월 초대 외국인정책담당상에 오른 오노다 기미 담당상이 이를 주도해왔다. 그는 취임 전인 2021년 자신의 엑스(X)에 "외국인에 대한 생활보호 폐지"를 주장하며 "자립하지 못하는 외국인은 귀국이 당연하고, 생활 보장은 국적을 가진 나라의 책임"이라고 적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노다 담당상은 취임 후 외국인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혜택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해왔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이 생활보호법의 적용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1954년 옛 후생성 통지에 따라 특별영주자와 난민으로 인정받은 정주자, 영주자 등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

2024년도 일본의 생활보호 수급자는 약 200만 8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세대주가 외국인인 수급자는 약 6만 5000명으로 전체의 3.24%였다. 배우자나 자녀가 일본인인 경우도 포함된 수치다. 다만 일본 정부는 체류 자격별 수급 현황을 망라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넘버로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내년 6월 이후다. 이번 개정에 앞서 표본조사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사 결과 전체 수급률은 1.62%, 영주자는 1.96%였다.

일본 정부는 심사를 통과한 영주자의 수급률이 전체보다 높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지난해 말 일본에 사는 외국인은 약 412만 5000명이었고, 체류 자격별로는 영주자가 약 94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해마다 2만 5000명 이상 늘어왔다. 출입국재류관리청 고위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신규 영주 허가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이나 영주자의 배우자에게 적용되는 신청 특례도 축소된다. 영주권을 신청하려면 원칙적으로 10년 이상 일본에 살아야 하지만, 배우자는 혼인 기간 3년에 체류 기간 1년이면 신청할 수 있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앞으로는 혼인 기간 5년, 체류 기간 3년을 각각 채워야 한다.

영주 자격을 취소하는 기준도 처음 마련된다. 소득세와 주민세, 사회보험료 등을 고의로 내지 않으면 영주권이 취소될 수 있다. 신규 영주 허가 심사에서는 법령을 위반했거나 일본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불리하게 평가한다. 영주권을 허가하는 것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일본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국익 요건도 명문화했다. 취소 기준과 국익 요건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된다.

현장에서는 반론이 나온다. 오사카에서 외국 국적 주민을 지원해온 한 활동가는 아사히신문에 "외국인이 종사하는 일은 업계 전체의 임금이 낮은 경우가 많아 일본인 중에도 평균 이하 소득으로 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제도로서 합리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사히는 일본인과 이혼한 뒤 10년 넘게 일본에 살며 정규직 간병인으로 일하는 필리핀 국적 여성의 사례를 전했다. 체류 심사 수수료가 크게 오르기 전에 신청하기로 했지만 연소득이 400만 엔에 못 미쳐 새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 이 활동가는 "이미 일본에 사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 일하려는 사람을 줄여 경제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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