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우리은행, 학연·지연·출신 벗어난 '탕평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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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9-05-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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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장·부문장·부행장 등 13명 출신지·대학 다양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계파갈등 해소 의지


우리은행이 학벌이나 출신지보다 능력에 맞춘 경영진 배치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계파 갈등으로 입에 오르내리던 한일·상업은행 등 출신은행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취임 후 완전 배제됐고,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행장과 부문장, 부행장 등 총 13명의 출신 지역이 고루 분포돼 있었다. 충청 지역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상도가 4명, 전라도는 3명이었다. 수도권 출신자가 1명밖에 없는 점은 이색적이다.

출신 대학도 서울대와 성균관대, 한국외대, 단국대 등 다양했으며 방송통신대, 사이버대도 있었다.

이는 손태승 행장이 은행장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인사원칙인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전문성을 고려한 공정한 인사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세대교체 원칙이 반영된 영향이라는 평가다.

눈에 띄는 점은 영업 출신 임원이 대세를 이뤘다는 점이다. 부문장과 부행장은 전부 영업본부장 자리를 거친 '영업통'들이다.

이들은 본점뿐 아니라 종로, 여의도, 서초, 강북, 경기남부, 부산서부 등 전국의 영업본부를 이끌며 은행 업무의 기본인 우리은행 영업력을 강화했다.

특히 정채봉 영업부문장과 정종숙 WM그룹 부행장보는 은행 영업의 최전선인 강남에서 영업본부장을 거친 뒤 WM그룹장(상무)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이들의 수장인 손태승 행장은 영업이 아닌 경영기획에 강점이 있어 조화를 이뤘다. 손 행장은 2003년 전략기획부장을 맡으며 은행 내 전략을 책임졌고, 2017년 글로벌부문장으로 선임되며 해외사업을 관장했다. 글로벌 관련 전략기획에 통달한 만큼 올해는 더 활발한 해외 진출 사업 계획을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지주 초기 소규모 조직 출범을 감안해 박경훈·최동수 부사장 등 최소 인원으로 지주 임원을 내정했다. 과거 지주회사 경험과 업무 전문성을 최대한 고려해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손 행장의 의지에 따라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손 회장은 "은행 순혈주의는 큰 문제이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임직원을 가리지 않고) 외부 인력 충원을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우리은행 관련 인사들이 대표를 맡아 온 우리프라이빗에쿼티(우리PE)에 김경우 전 노무라증권 홍콩 매니징디렉터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에도 외부 전문가인 황원철 전 하나금융투자 상무(CIO)가 투입됐다. 지난 3월에는 우리금융지주의 ICT 기획단장으로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가 발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은 취임 전부터 우리은행의 불문율처럼 여겨져 오던 한일·상업은행의 계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왔다"며 "학연·지연이 아닌 성과와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가 은행권 전반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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