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訪中 이틀째 ‘서열 3위’ 리잔수 등 면담…중국 가교 역할 당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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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9-05-0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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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장 5년 만에 중국 방문…한반도 평화·한·중 협력 관계 논의

  • 栗 “북·미 간 일부 강경 대응 기조…대화 노력 큰 틀 바뀌지 않아”

  • 文의장, 베이징대 특강서 단계·동시·병행적 북·미 대화 로드맵 제시

문희상 국회의장은 7일(현지시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이틀째 행보를 이어갔다. 전인대는 국가 의사결정기관이자 집행기관으로, 중국 공산당 내 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은 국회의장격이다. 문 의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2014년 정의화 국회의장의 방중 이후 5년 만이다.

중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 의장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리 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북·미 간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화·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와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1년 반 전만 해도 북핵 미사일 발사 등 긴장 상태로 전쟁 직전까지 갔지만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대화 프로세스가 작동됐다”며 “이 과정에 중국 등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간 일부 강경 대응 기조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큰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문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신뢰 구축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장은 논어에 나오는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는 무엇보다 근본에 힘써야 한다)’이라는 성어를 인용, “중·한관계의 기본은 발전과 번영을 함께 도모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함께 촉진하며, 서로 존중하면서 공평한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1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합의로 중·한관계가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양국은 현재의 중·한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문 의장과 리 위원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양국 지방 정부·기업 간 협력과 교류 방안과 문화 교류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국경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미세먼지 공동대응을 위한 한·중 의회 간 협력도 다짐했다.
앞서 문 의장은 중국 최초의 비정부 외교 및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차하얼(察哈爾)학회 회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중국의 미술 분야 국가기관인 중국국가화원도 방문해 서예교류 활성화를 강조했다.

또한 베이징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한 한중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도 했다.

문 의장은 “북·미 합의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긴 안목으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북·미 대화의 교착 국면을 풀기 위해서는 북·미 간 포괄적 접근과 합의에 이어 단계적·동시적·병행적인 이행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의 핵 포기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는 뜻을 남북 정상회담과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발전의 대전제는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국제사회와 공조를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만절필동(萬折必東·황하가 만 번을 굽이쳐 흘러도 반드시 동쪽으로 향한다)이라는 말처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결국 평화를 향해 갈 것”이라며 “평화프로세스는 말 그대로 ‘과정’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아울러 “인간관계의 연장이 곧 국제관계라고 생각한다”며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손을 잡고 미래로 나가자”고 당부했다.

동주공제는 ‘두 사람이 배를 타고 풍랑을 만날 경우 그간의 원한을 잊고 협력을 통해 위기를 헤쳐 나왔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문 의장은 최근 외교부가 중국 업무를 전담하는 동북아국을 설치하는 등 대(對)중국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께서 방한해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문 의장은 마지막 날인 8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을 만나 한·중 교류 협력의 조속한 복원과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왕둥밍(王東明)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오찬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중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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