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지방선거서 수도 야당에 뺏겨..이스탄불 두고는 여야 모두 승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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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4-0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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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AKP', 전체 득표율 앞섰지만 일부 주요 도시 야당에 넘겨

  • 야당,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개표 조작 주장..갈등 예고

터키 지방선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이 25년만에 수도 앙카라를 야당에 내어주게 됐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을 두고는 여야가 모두 승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초기 개표 결과 AKP는 전체 득표율에서 가장 앞섰지만 앙카라를 비롯해 지중해 관광도시 안탈리아, 항구 허브 메르신 등에서는 야당에 패했다. 

터키 최대 도시이자 경제 문화 중심지인 이스탄불을 두고는 양측이 서로 승리를 주장하며 갈등을 예고했다. 

AKP의 이스탄불 시장 후보인 비날디 일드림 전 터키 총리는 이스탄불 지역 개표가 98.8% 끝났을 때 승리를 선언했는데, 이때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후보 에크렘 이마모글루와의 득표율 격차는 0.1%포인트였다. 블룸버그는 현지 국영방송이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드림의 승리 선언 후 결과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마모글루 후보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테말 킬릭다로글루 CHP 대표는 터키 3대 도시인 앙카라, 이스탄불, 이즈미르에서 모두 승리를 선언했다.

듀크대학교의 티무르 쿠란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 정권이 이스탄불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신호한 것”이라면서 “에르도안 정권이 터키 최대 도시에서 패배했음을 알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지지자가 대통령 사진 앞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개표가 91% 끝난 상황에서 전체 득표율 기준으로는 AKP가 51.7%를, CHP가 37.6%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심판대로 불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7년 개헌을 통해 의원 내각제에서 장기집권이 가능한 대통령제로 전환하면서 권력 강화에 집중했다. 또 경제적으로도 고실업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서민의 경제 사정은 악화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이 확인됐지만 그가 가진 '무적의 아우라'는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터키 리라 가치는 달러 대비 약세다. 한국시간 1일 오전 7시 기준 리라/달러 환율은 전일비 0.7% 오른 5.5797리라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리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환율 방어 역효과로 인해 급락을 거듭하면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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