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포스트 하노이' 시동…비핵화 협상 교착·활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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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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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美 일괄 타결론·北 단계적 접근론 중재 나설 듯

  • "한·미동맹은 비핵화 기초"…美와 조율 후 대북특사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춘 '비핵화 시간표'도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임박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북설 등 북·중·러의 연대 전선 강화 움직임 속에서 한·미 각급 채널 공조가 본격화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역'도 재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비롯한 4월 한반도 정세가 북·미 비핵화의 '협상 교착이냐, 활로 마련이냐'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인 셈이다.

◆'굿 이너프 딜' 시험대…포괄합의→제재완화 시동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청와대에서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다른 일정 없이 정상회담만을 위한 '공식 실무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출국, 현지시간으로 10일 미국에 도착한 뒤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한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급속히 떨어진 북·미 간 대화 동력의 불씨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 회담이라는 얘기다. 다만 11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하노이 노딜 이후 '처음'이다. 직전 한·미 정상회담은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일곱 번째 회담이다.

관전 포인트는 '정상회담 의제'다. 한·미 정상은 우선 하노이 노딜의 원인으로 작용한 미국의 '일괄 타결식 빅딜론'과 북한의 '단계적 접근론' 간의 접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외교 장관 회담 후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가 포괄적 제재에 합의하면,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특사→판문점회담' 분수령…북러·북중 연쇄회동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중재안인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이 교착된 북·미 대화 모멘텀을 끌어낼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은 그간 균열 우려를 제기한 한·미 동맹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이 포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고 이런 바탕에서 '스몰딜'을 '굿 이너프 딜'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을 통해 미국의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접근론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중재역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한·미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정교한 중재역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비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이라며 "그 기반에서 나머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딜 반전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북특사를 비롯해 판문점 원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이 대표적인 카드로 꼽힌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차 30일 방미길에 오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대북특사와 관련해 "동맹국 미국과 조율한 뒤 (남북이) 만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4·11 한·미 정상회담 후 대북특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대북특사 파견 이후 한반도 정세에 따라 원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제재 해제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의 포괄적 합의에 의견 접근을 꾀한다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비핵화 지렛대'로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 

북한도 4월 러시아와 이후 중국과 연쇄 정상회담에 나서는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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