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된 아파트서 인간다운 생활 못 해"...재건축 촉구 시위 나선 은마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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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3-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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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지은 기자]

은마아파트 주민 수백여명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피켓을 들었다. 서울시로부터 다섯 번째 퇴짜를 맞은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아직까지도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데 대한 반발이다.

29일 오후 3시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등 주민 400여명은 서울시청 옆 서울광장 동편 인도에 집결해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이정돈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은마아파트는 준공 이후 41년이 넘어 더 이상 수선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악화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구조안전 관련 인명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8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측은 정비계획안을 만들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심의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심의는 아직까지 열리지 않았다.

앞서 은마아파트는 49층 초고층 재건축 계획을 고수하다 재작년 8월 도계위로부터 미심의 판정을 받았다. 이후 주민 투표를 거쳐 35층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그해 12월 도계위에 자문을 신청했지만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심의가 도계위에서 산하 소위원회로 이관된 지난해 3월에도 정비계획안은 기반시설과 경관계획 등이 지적돼 보류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6월에도 소위원회로부터 재심의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8월 퇴짜까지 더해 다섯 번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서울시 측은 은마아파트의 경우 건축계획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 데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만큼 공공성이 좀 더 확보돼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이미 추가 용적률(50%)의 절반을 임대주택 기부채납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는 사소하고 미미한 걸 걸고 넘어지지만, 여기 주민들은 그 이유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눈치보느라 이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은마아파트는 노후도가 심각해 대다수 주민들이 세를 놓고 집을 떠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 7000만원을 들여 집을 리모델링하고 세를 놓았다는 주민 A씨는 "너무 답답해서 오늘 처음 참석했다"면서 "리모델링하기 전에는 쇠파이프에서 시뻘건 녹물이 콸콸 쏟아지는 걸 두 눈으로 봤다. 1가구당 차가 2~3대씩은 있는데 주차공간도 너무 협소하다"고 토로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올 2~3월 서울시와 국토부 간 정책협의회도 있었고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왜 아직도 (소위원회에 정비계획안을) 상정해주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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