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추경 편성 싸고 여야 이견…이주열 한은 총재 ‘진땀’

김봉철 기자입력 : 2019-03-25 17:51
업무보고서 한국은행 재정 정책 ‘도마 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25일 업무보고에서 한국은행의 재정 정책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한은을 적극 엄호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와 정부, 금융당국 안일한 재정 정책을 질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 답변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경제 하방 리스크 커” vs 한국 “너무 확장적 정책 기조”

먼저 야당 의원들은 한은이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2.7%에서 2.6%로 0.1%포인트 내려 잡은 것을 문제 삼으며 추경 편성에 대한 회의론을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업무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경제전망 발표했던) 1월과 비교해보면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방리스크가 크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고 한은도 우려는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한은은 올해 잠재성장률로 설정한 2.6%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가”라며 “올해 정부 예산이 지난해 10% 정도 늘었는데 (추경까지 편성하면) 너무 확장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교일 의원도 “추경이라는 것은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성장률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추경은 중대한 경우에만 편성하도록 하는 법적 요건이 있지 않는데 성장률 달성을 못 할 것 같아 추경하겠다는 건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 역시 “대규모 추경은 야당으로서 반대한다”면서 “미세먼지 대책은 추경 없이 예비비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추경의 필요성을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거시 경제정책에 있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IMF(국제통화기금) 사람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뭘 안다고 GDP(국내총생산)의 몇 퍼센트를 추경을 하라마라 얘기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반해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IMF는 외환보유액과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제조업이 탄탄하고 공공부채 위험이 낮다고 했다”면서 “추경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제시했는데, 추경을 한다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병석 민주당 의원도 “IMF가 추경 예산 편성을 권고했는데 우리의 재정건전성, 초과세수와 경제흐름, 하방 리스크 우려를 감안하면 추경을 편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데 생각을 같이 하느냐”고 이 총재에게 물었다.

◆이주열 “적극적 재정 역할 필요할 때”

이 총재는 추경 편성과 관련해“거시경제 측면에서만 보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추경 10조원 편성이면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추경 10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인데 그쯤 되면 어느 정도 성장률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재정 정책이 결과적으로 확장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완화적이라는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국한하면 지금 기조가 완화적이고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더 완화적으로 가느냐의 문제이지 이것이 긴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구조개혁은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추경을 비롯해) 재정확대 정책은 지금 필요하다고 보지만 방향은 생산성을 향상해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중앙은행의 설립목적 중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 부정 효과가 다 있는데 어느 부분에 역할이 클지는…”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은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 지연과 관련해서는 공사 발주기관인 조달청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조달청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고 배상을 요구할 수 있으며, 법적 책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3보선 앞둔 여야, 수은 창원지점 폐쇄엔 ‘반대’ 한목소리

여야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수출입은행 창원지점 폐쇄를 놓고는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지는 4·3 보궐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수은 창원지점을 폐쇄하면 부산지점으로 통합하게 되는데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며 “조선 경기가 살아나는데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여신 규모가 적다고 해서 폐쇄하면 악순환인데 (지점·출장소 폐쇄가 결정된) 창원, 구미, 여수 등은 중소기업이나 어려운 수출기업이 많다”면서 “해당 지역 단체장과 상공인들의 요청이 있는데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 역시 “지난해 수은 순이익에 비해 지점·출장소 4곳 폐쇄로 절감되는 비용 6억8000만원은 미미하다”면서 “안 그래도 창원 지역경제가 조선업 불황, 구조조정으로 엉망인데 도와주진 못할망정 짓밟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소속 심 의원도 “(선거운동 때문에) 창원으로 요새 출퇴근을 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지점폐쇄를 매우 서운해 한다”면서 “지점폐쇄는 비 오는 날 우산을 뺏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의 쏟아지는 지점폐쇄 재고 요청에 은성수 수은 행장은 “신중히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