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R 카메라에 없던 고진영, 짜릿한 ‘4타차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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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3-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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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본토서 열린 파운더스컵 22언더파 역전 우승

  • 작년 2월 우승 뒤 13개월 만에 LPGA 통산 3승

  • 한국 선수들 올해 6개 대회에서 4승 쓸어 담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의 우승이 결정되는 3~4라운드 TV중계 카메라에서 고진영의 샷 모습을 여간 찾긴 힘들었다. 마지막 날 선두와 4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뒤에도 고진영을 주목하지 않았다.

최종일 우승 경쟁은 류위(중국)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의 양파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골프는 역시 모른다. 경기 초반 버디 4개를 잡으며 질주하던 시간다가 8번 홀(파4)과 11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주춤했다. 류위는 가까스로 파 행진을 벌이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고진영.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이때 카메라에 없던 고진영이 튀어나왔다.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은 고진영은 후반 11번 홀에서 버디로 시동을 걸었다. 14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옆 약 2m에 붙여 버디를 잡아 류위를 압박했고, 15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해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 홀에서 고진영은 약 6m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퍼트가 아쉽게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어 고진영은 16번 홀(파4)까지 3연속 줄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까지 올라섰다.

류위는 15번 홀에선 그린 밖에서 퍼터로 친 공을 홀에 떨어뜨려 위기를 넘겼으나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류위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오리지 못하고 2퍼트로 통한의 보기를 적어내 연장전도 못 가고 고진영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겼다.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몰아쳐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마지막 날 4타 차를 뒤집은 고진영의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이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2월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약 13개월 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 달러(약 2억5000만원).

고진영은 2017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해 이듬해 미국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고진영은 3년 연속 해마다 1승씩 챙기며 꾸준한 기량을 선보였다.
 

[LPGA 투어 통산 3승을 수확한 고진영.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고진영은 우승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거둔 첫 승이라 기쁘다”며 “작년 우승 이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지만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고진영은 “마치 오늘 내가 더스틴 존슨이 된 기분이었다”며 “더스틴 존슨은 안 좋은 샷이 나와도 화를 내지 않고 그냥 클럽을 백 안에 넣고 걸어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제와 오늘 나도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결을 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6개 대회에서 4승(지은희, 양희영, 박성현, 고진영)을 쓸어 담았다. 특히 이 대회에서는 2015년 김효주, 2016년 김세영, 지난해 박인비에 이어 올해 고진영까지 최근 5년간 한국 선수가 네 번이나 우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고진영에게 밀린 류위와 함께 제시카 코다와 넬리 코다 자매(이상 미국), 시간다 등 4명이 21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고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박성현은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15언더파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9번 홀(파4)에서 나온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김효주와 김세영이 17언더파 공동 10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고, 지난해 우승자 박인비는 11언더파 공동 3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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