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세계경제]경고등 켜진 세계경제...침체냐, 반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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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3-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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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체-반등' 변곡점 오른 세계 경제...전문가들 "침체 대응 준비 안 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침체냐, 반등이냐."

요즘 세계 경제 향방을 저울질하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두 갈래로 나뉜다. 세계 경제가 곧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한다. 적어도 세계 경제가 현재 나쁜 흐름 속에 있으며, 침체와 반등을 가르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데 공감대가 모인 셈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BE)는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중반 4%(연율 기준, 전분기 대비) 수준에서 올해 1분기 2.1%로 급격히 떨어졌다며,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종합경기선행지수도 2018년 이후 급격한 하향 추세를 띠고 있다.

중요한 건 세계 경제가 되살아나 안정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침체에 빠지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비관론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경기반등 전망에도 하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숨어 있다. 톰 올릭 B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중단, 미·중 무역전쟁 휴전, 중국의 경기부양 등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올 1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면서도 미국 고용지표 악화,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역풍을 우려했다.

미국의 예산 갈등과 재정 및 기업 실적 악화, 중국의 성장둔화와 눈덩이 부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원자재 값 상승 등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008년 당시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본격화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대침체(Great Recession)'다. 세계 경제는 불과 2년 전인 2017년에야 가까스로 동시다발적인 성장세를 띠기 시작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침체는 예고 없이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대비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사실 조짐은 있었지만 이를 간파한 이가 드물었을 뿐이다. 미국에서 경기침체 개시와 종료를 공식 선언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도 뒷북을 쳤다. NBER이 인증한 미국의 마지막 침체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이어졌는데, NBER은 2008년 12월에야 침체의 시작을, 2009년 9월에야 침체의 종료를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시장은 전보다 더 민감해졌다. 조심성이 커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낸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그해 말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IMF가 모처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탓이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경기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통화정책을 재고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연준은 당분간 금리인상을 중단할 태세이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추가 부양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양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로 등판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마이너스(-)까지 용인한 초저금리, 천문학적인 규모의 양적완화(자산매입) 등 돈을 풀 수 있는 수단을 사실상 총동원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지 않아서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 정치·경제적 갈등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에 주요국의 정책공조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세계 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정책당국의 준비는 턱없이 모자란 상태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립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도 주요국들이 조만간 닥칠지 모를 경기침체에 맞서 재정·통화정책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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