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은 늘고 종신보험은 해지 … 팍팍해진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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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8-12-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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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서민들의 생계가 팍팍해지면서 보험계약 대출(약관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생계비 마련을 위해 종신보험 등 저축성 보험을 해지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보험사 계약대출 잔액은 61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57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8.3%(4조8000억원) 증가했다. 함께 가계대출로 묶이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율(3.5%), 신용대출 증가율(0.2%)과 견줘도 눈에 띄게 높은 증가세다.

사실상 보험계약대출이 보험사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셈이다. 보험사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보험계약대출(61조9000억원), 주택담보대출(46조2000억원), 신용대출(7조3000억원) 순이다.

특히 보험계약 대출은 정부의 '대출총량규제'에도 포함되지 않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DSR) 적용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대출이라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꺾였지만 보험 계약대출만 나홀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주담대의 경우 총량규제로 증가세가 눌렸지만 계약대출은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계비 마련을 위한 저축성 보험 해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9월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에서 가입자에게 내어준 돈은 20조3878억원이었다. 보험을 깬 해지 환급금(19조1018억원)과 보험료를 내지 못해 발생한 효력상실지급금(1조2860억원)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7513억원이나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보험 해약으로 지급하는 돈이 25조원을 넘어서 보험사들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연간 해지 환급금이 12조~13조 원대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7조 원대로 크게 늘었다. 이후 다시 줄어들었다 몇 년 전부터 급격히 불어나는 추세다.

보험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깨면 가입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런데도 해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당장 필요한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가계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지막 보루인 보험까지 손을 댄다는 것은 저축할 여력이 없어졌다는 것을 넘어 경기 적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정확한 해약 원인을 아직 단정짓기 힘들지만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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