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상선, 쌓여가는 적자에 구조조정 실패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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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1-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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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산업은행 책임론까지 나와


현대상선에 대한 KDB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결국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이 다시 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지난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해 무려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 12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적자(3699억원)를 합치면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쌓였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4068억원)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정부는 2015년 말 해운산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업계 1위였던 한진해운을 작년 2월 파산처분하고 2위였던 현대상선을 살리는 쪽을 택했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2조원을 현대상선에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떠안고 1조원을 추가로 수혈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상선이 누적적자로 인해 2020년까지 갚아야 할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기 어려워 다시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채무 재조정으로 상환유예된 일반공모채 만기가 연이어 도래하는 데다 선박금융 상환 시기도 내년과 2020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3월까지 차입금 상환 규모를 따져 보면 이자를 제외하고 원금만 계산해도 4079억원이다. 현재 보유 중인 유동성을 전부 소진할 경우, 다시 재무적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9월 현대상선을 실사한 이후 최악의 경우 2022년까지 6조3723억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대상선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더 많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상선이 굳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후문도 들린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유일한 국적 선사 지위를 얻었기 때문에 정부의 파격적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도 지금까지 산업은행이 상당한 자금을 수혈했지만 경영정상화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현대상선 임직원들은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추가 5조원을 투입해도 현대상선의 정상화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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