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의 藥속]올해부터 무료인데…저조한 대변검사 검진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정수 기자
입력 2018-11-07 08: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장주행 캠페인’ 등 홍보 확대 검사 활성화

  • 발병률 2위 대장암 조기진단율 제고 노력

[사진=네이버 블로그]


“무료인데도 환자들이 검사를 받는 데 소극적입니다. 캠페인으로 홍보까지 하고 있지만 낮은 수검률이 홍보 부족 때문인지···.”

대장암 진료를 맡고 있는 한 의료진의 얘기다. 대장암은 현재 국내에서 암 사망원인 3위, 암 발병률 2위로 보고되고 있을 만큼 상당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대장암 사망자 수는 위암을 추월했고 지난해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대장암 대부분은 발병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환자 대부분(80% 이상)이 5년 내지 10년에 걸쳐 서서히 병이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고 치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데도 유리하므로, 조기 진단율을 높여 나가야 된다는 것이 학계 입장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대장암 특성을 고려, 올해부터 만 5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분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암검진 제도를 개선했다. 또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일 경우에는 대장암 확진을 위해 실시되는 ‘대장내시경검사’까지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는 국가암검진 방법 중 하나로, 모두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임이 입증돼 있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에서 화학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적은 양의 혈액(잠재 혈액)이 섞여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해내는 데 유용하다. 비용까지 저렴하다.

그러나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따르면 분변잠혈검사 검진율은 최근 3년간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료로 전환된 올해에도 검진율은 여전히 낮게 체감된다는 의료진이 적잖다.

이에 학계에서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장주행 캠페인’ 등 정부 제도 개선과 맞물려 대국민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검진 활성화에 대한 의료진의 고민은 여전하다. 사실 대변을 통한 검사는 남을 의식하는 국민 정서와 채취 과정의 불편함 때문에 꺼리는 경향이 있다. 또 고령층에게는 기생충 검사 정도로 가벼이 여겨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처럼 유명인 사례라도 나와야 이 고민이 해결될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늘어나고 있는 대장암 사망자와 ‘무료’ 카드마저 풀지 못한 대변검사 활성화 과제 사이에서 의료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