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너마저' 韓 자동차 산업 위기감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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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정등용 기자
입력 2018-10-2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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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 3분기 영업익 '역대 최저'

  • - 자동차 생태계 붕괴 우려 목소리 커져

자동차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 산업 생산이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4월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자동차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인 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28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분기 최저치를 나타냈다. 문제는 기아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는 물론 자동차부품업체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조선·해운에 이어 주력산업인 자동차마저 흔들리면 자칫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0% 감소한 수치로 IFRS가 도입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고작 1.2%에 그쳤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만큼이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해 1조원 안팎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GM은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 법인 분리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국내 자동차산업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곪아온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판매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신흥국 환율 변동 등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만 하더라도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판매는 늘고 있으나 비우호적 환율 효과로 인해 판매 회복세가 매출 및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에어백 관련 리콜 비용 부담 등의 악재마저 쌓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우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며 "강성노조와 비효율구조는 심각하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장기화된 침체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생산량 역시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6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2~2015년 450만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후 2016년 423만대, 지난해 411만대로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400만대 돌파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자동차 산업 규모가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한국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자리를 지켰다가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7위인 멕시코에도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9월 한국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8.4% 줄어든 289만9556대다. 같은 기간 멕시코는 295만3735대를 생산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다"며 "자동차 관련 업계는 빠르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실행 전략을, 정부는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시의적절한 대책 마련과 지원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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